야구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어느덧 2022년 프로야구 전체 일정의 3분의 1 이상을 소화했고 각 팀들은 상.중.하 그룹을 나눠 본격적인 순위 경쟁에 돌입했다. 6월부터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며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커지기 시작한다.
이런 와중에 잠실야구장에는 또 다른 적이 있다. 이맘때쯤이면 매년 찾아오는 동양하루살이가 있다.
동양하루살이는 몸길이 10~20mm 대형 하루살이로 알에서 유충으로 부화한 뒤 아성충을 거쳐 어른벌레가 되어 보통 5월부터 집중적으로 활동한다. 잠실야구장 옆에 있는 탄천과 한강 부근에서 산란기를 거쳐 유충이 부화해 밤만 되면 야구장의 밝은 조명을 쫓아 잠실야구장을 뒤덮는다.
지난 3일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진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도 동양하루살이가 경기를 방해하는 장면이 여러 번 목격되었다.
타석에 들어선 SSG 한유섬은 투수와의 승부에 집중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바로 동양하루살이들이 타석 앞에서 맴돌며 시야를 방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타임을 부른 뒤 배트를 휘두르며 동양하루살이들을 쫓아내보려 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다음 투구 때 또다시 타임을 불렀다. 이번에는 헬멧을 벗어 손에 들고 허공을 휘저으며 쫓아내기 작업을 했다. 동양하루살이들을 쫓아내기 위해 힘을 다 썼던 걸까 한유섬은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아쉽게 타석을 물러섰다.
타자들이 타석에서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이맘때쯤 잠실야구장 타석에 들어선 타자들은 집중하기가 어렵다.
관중들도 야구 관람에 어려움을 호소한다. 잠실야구장 하늘에 번쩍이는 동양하루살들이 확연히 보인다. 지금보다 더 많아질 때면 비도 안 오는데 우산을 쓴 관중들과 살충제를 뿌리며 응원하는 관중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하루살이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6월과 7월의 잠실야구장은 선수들도 관중들도 야구만 집중하기 힘든 어려운 시기다.
[타석에서 동양하루살이를 쫓아내고 있는 SSG 한유섬.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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