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바닥에 얼굴 처박히며 촬영"…'마녀2' 서은수의 재발견 [MD인터뷰](종합)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뭐 하나 부서져도 하자는 마음이었다. 흙바닥에 얼굴 처박혀가며 촬영했다."

영화 '마녀2'에서 가히 역대급 변신을 보여준 배우 서은수는 8일 취재진과 만나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컸지만 배우로서 너무 좋은 기회였다. 180도 다른 연기와 역할이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았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마녀2'는 초토화된 비밀연구소에서 홀로 살아남아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 소녀 앞에 각기 다른 목적으로 그녀를 쫓는 세력이 모여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액션 영화다. '신세계', '낙원의 밤'의 박훈정 감독이 '마녀'에 이어 연출을 맡았다.

서은수는 빠른 판단력과 무자비한 살상 능력을 지닌 군인 출신 본사 소속 요원 조현을 연기했다. 조현은 10년 전 큰 신세를 진 백총괄(조민수)의 지시를 받고 비밀리에 아크에서 탈출한 소녀(신시아)를 제거하기 위해 동료 톰(저스틴 하비)과 함께 소녀를 쫓기 시작한다.

첫사랑을 연상시키는 청순 매력으로 주목받아온 서은수는 정반대의 조현을 찰떡같이 소화해냈다. 걸걸한 욕설, 총격 장면, 영어 대사 전부 피나는 노력의 결과물이었다. 서은수는 "처음엔 욕이 많아서 놀랐다"라면서도 "조현을 표현할 방법인 것 같아 좋았다. 몰입해서 욕을 하려 했다. 혼자 있을 때 중얼거리면서 연습했다"라고 전했다. 또 "영화 '킹메이커' 이후 욕을 해본 게 처음이다. 대본에 있으니까 원 없이 했다. 속이 시원하더라"라고 웃었다.

촬영을 앞두고 혹독한 훈련을 받았다는 서은수는 "제주에 내려가서도 한 시간가량 팔굽혀펴기를 했다. 그것도 부족해 헬스장에 등록했다. 저스틴과 열심히 운동했다"라며 "근력 운동 위주로 했다. 몇 시간 동안 땀이 뚝뚝 떨어질 만큼 했다. PT를 하며 평소에 하지 않은 운동도 했다. 아무래도 여자는 근육이 쉽게 붙지 않지 않냐. 평소보다 체격이 커졌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얼굴 살은 찌면 안 돼 어려웠다. 닭가슴살을 많이 먹었다. 제주에서 4개월 반을 장기 숙박했다. 에어 프라이어, 가습기를 구비했다. 닭가슴살을 에어프라이어에 돌려 먹었다. 맛이 없더라. 세면대에 뜨거운 물을 부어서 닭가슴살을 중탕해 먹었다. 고역이었다"라고 전했다.

서은수는 '마녀'를 감명 깊게 봤다면서 "'마녀2'가 나온다는 이야기는 알고 있었다. 그때 마침 감독님께 연락이 왔다. 미팅을 하고 싶다고 하셔서 만났다. 무슨 역할인지도 모르고 갔다"라며 "비슷한 이미지를 할 줄 알고 청순하게 하고 갔는데 감독님이 '잘생겼네?'라고 하셨다. 대본을 받고 재밌으면 연락 달라고 하셨다. 몇 시간 만에 다 읽었다. 충격적이었다. 감독님께 '제주에 장기 숙박하고 싶다'고 했다"라고 합류 과정을 알렸다.

조현에 유독 강한 끌림을 느꼈다. 서은수는 "감독님이 써주신 조현이 너무 매력적이었다. 처음 읽었을 때 '누가 할까?'란 생각을 했다. 제가 더 입체적이고 매력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 부담감이 컸다. 감독님이 조현과 180도 다른 얼굴을 캐스팅하려 하셨더라"라고 밝혔다. 영화 '올드 가드', '한나', '루시', '지. 아이. 제인' 등을 참고했다.

"도전하는 걸 정말 좋아한다"고 거듭 강조한 서은수는 "절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와서 너무나 감사하다. 감독님이 제 다른 얼굴을 보신 거라 평생 감사할 것 같다. 내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보자는 마음으로 도전했다. 스스로 칭찬보다 채찍질하면서 '무조건 해내야 해'라고 했다"라고 박 감독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영화를 보니 제 단점이 많이 보였지만 대중에게 보여주지 못한 얼굴이 많이 담겨 좋았다"라며 '마녀2'를 "인생에서 가장 집중하고 몰두한 작품"이라고 칭했다.

'마녀2'는 오는 15일 개봉한다.

[사진 = 하이스토리 디앤씨]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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