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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경기 성남시에서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던 여성을 살해한 중국 국적의 50대 남성이 구속됐다.
이 남성은 피해자의 집에서 여성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붙잡혔다.
불과 이틀 간격으로 인근 안산시에선 교제하다 헤어진 60대 남성이 신변 보호를 받던 피해 여성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사건이 일어났다.
잇따른 두 사건으로 조심스럽게 경찰의 신변 보호제에 대한 ‘무용론’이 일고 있다.
10일 세계일보에 따르면 성남수정경찰서는 지난 6일 사귀다 헤어진 여성을 숨지게 한 혐의로 50대 남성 A씨를 구속해 수사하고 있다.
A씨는 약 1년간 동거했던 50대 중국 국적 여성 B씨를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당일 오전 7시쯤 피해자의 주거지인 성남시 수정구의 한 빌라에서 피해자가 의식과 호흡이 없다며 119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사망한 B씨의 얼굴 등에 상처가 있는 걸 확인하고 A씨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이날 자정쯤부터 B씨의 주거지에서 함께 술을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지난 4월 A씨는 동거 중이던 B씨를 때린 혐의로 체포됐는데, 당시 B씨가 처벌을 원치 않아 기소 유예 처분이 내려졌다. 또 A씨는 지난달 중순 헤어진 B씨의 직장에 두 차례 찾아가,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조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경찰로부터 스마트워치를 지급받는 등 신변 보호 대상이었다. 다만, B씨가 스마트워치를 눌러 신고한 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8일 안산시에선 교제하다 헤어진 남성의 접근을 피해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던 여성이 해당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안산상록경찰서는 안 만나준다는 이유로 헤어진 여자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60대 남성 C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두 사람은 같은 빌라 건물 1층과 3층에 살고 있었으며, 지난해 말부터 4개월가량 교제하다가 헤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피해 여성 D씨는 지난달 중순 “C씨가 연락해 ‘왜 만나주지 않느냐’며 욕설을 한다”고 신고해 경찰로부터 스마트워치 지급과 함께 신변 보호 조치를 받던 중이었다.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던 여성이 숨지는 사건은 지난 2월 서울에서도 일어났다.
신변 보호 대상이던 40대 여성 E씨는 구로구의 한 술집에서 과거 연인 관계였던 남성에게 살해됐다. 여성은 범행 사흘 전 상대 남성을 폭행 및 특수협박 등의 혐의로 고소했으나 검찰이 경찰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에는 송파구에서 신변 보호를 받던 여성의 어머니를 살해한 ‘이석준 사건’이 일어나 이달 21일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가해자 이씨는 피해 여성이 집에 돌아가겠다고 하자 폭행·협박하고, 경찰 신고에 앙심을 품은 뒤 흥신소를 통해 피해자의 주소지 등을 알아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신변 보호 대상자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면서 비판 여론도 커지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신변 보호를 받던 여성의 피해 건수가 9건(살인, 4건, 살인미수 5건)에 이르며, 올해에도 벌써 4건(살인 3건, 살인미수 1건)이 발생했다.
'법적으로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귀다가 벌어진 살인 사건’의 여성 피해자들도 3년간(2016∼2018년 기준) 1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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