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아이싱 투혼이었다.
KIA 양현종이 키움 안우진과의 '에이스 전쟁'서 승자가 됐다. 양현종은 11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서 6이닝 6피안타 5탈삼진 1사사구 2실점으로 시즌 6승(2패)을 따냈다.
안우진은 올 시즌 KBO리그에 떠오르는 우완 정통파 에이스다. 탈삼진과 평균자책점에서 리그 탑클래스를 달리며 실질적으로 김광현(SSG)과 양현종 다음 가는 무게감을 지닌 투수로 거듭났다. 그러나 아직은, 여전히 양현종이 한 수 위였다.
경기 초반 결정적 변수가 있었다. 양현종이 키움 김혜성의 타구에 왼쪽 정강이를 강타 당했기 때문이다. 0-0이던 1회초 2사 1,2루서 슬라이더를 구사, 자신의 정면으로 향하는 타구를 내줬다. 타구가 양현종의 왼쪽 정강이를 때린 뒤 바로 앞으로 떨어졌다. 양현종이 타구를 수습, 1회를 마무리하는 아웃카운트를 잡았지만, 순간적으로 표정이 일그러졌다.
이후 양현종은 마운드에서 왼 다리를 괜히 차보는 등 평소와 다른 행동이 보였다. 급기야 2회 이후에는 왼 다리에 아이싱을 하는 모습이 중계방송 카메라에 잡혔다. 경기를 해설한 KBSN 박용택 해설위원은 "양현종의 성격상 이 경기를 책임지려고 할 것"이라고 했다.
투구밸런스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 그러나 양현종은 철저히 변화구 위주의 맞춰잡는 투구로 키움 타선을 6회까지 압도했다. 야시엘 푸이그에게 체인지업을 던지다 좌월 투런포 한 방을 얻어맞은 것 외에 완벽한 투구를 했다. 임기응변능력의 정석을 보여줬다.
그에 반해 안우진은 특유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투구로 KIA 타선을 압도하다 3회 연속안타를 맞고 3실점했다. 포수 김재현의 블로킹이 몇 차례 아쉬웠고, 바람이 많이 불어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타구가 안타가 되기도 했다. 빗맞은 타구가 안타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최형우와 박동원에게 결정적 한 방을 맞으며 4실점했다.
똑같이 6이닝을 책임졌지만, 결과는 양현종의 판정승이었다. 좋지 않은 구간에서 실점을 최소화하는 능력, 상황이 좋지 않으면 좋지 않은대로 헤쳐나가는 능력에서 한 수 위였다. 지난달 31일 고척 삼성전 이후 열흘간 푹 쉰 안우진도 4회부터 좋은 투구를 했지만, 양현종의 관록에 판정패했다.
양현종은 이날 승리투수가 되며 개인통산 153승째를 따냈다. 이강철 KT 감독을 또 제치고 KBO 통산 다승 단독 3위에 올랐다. 충분히 그럴만한 내용이었다. 그 자체로 '뉴 타이거즈의 혼'이라고 부를 만했다.
[양현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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