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너무 정확했다."
모든 사람이 키움 간판타자 이정후의 컨택트 능력을 극찬한다. 타격만큼은 이미 아버지 이종범 LG 2군 감독을 넘어섰다고 평가하는 사람도 많다. 3000타석 기준 통산타율 1위(0.339)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러나 이정후에게 만족이란 없다. 욕심쟁이다. 야구를 잘 하기 위한 열망이 끝 없다. 단순히 2023시즌 후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야구를 할 수 있을 때 후회 없이 모든 걸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런 점에서 이정후는 수비력도 더 좋은 평가를 받으려는 의지가 충만하다. 시즌 초반 인터뷰서 "틈 날 때마다 다른 외야수들이 수비하는 모습을 모니터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 수비력이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정후는 작년부터 중견수로 뛰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겨냥해 경쟁력을 극대화하라는 구단의 배려가 결정적이었다. 여기에 중견수를 맡겨도 괜찮겠다는 홍원기 감독의 확신도 있었다. 이정후의 중견수 수비는 리그 최고 중앙 외야수비력을 가진 선수들과 비교해도 꽤 건실하다는 게 홍원기 감독 평가다.
발이 아주 빠르지 않지만 느린 것도 아니다. 어깨도 평균이상이다. 송구 정확성도 상당하다. 보살도 3개로 적은 편이 아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WAA(대체선수대비 수비승리기여) 0.048로 외야수 20위, 타구처리율 48.1%로 외야수 8위. 특급 수비수라고 보긴 어려워도 수준급 이상의 수비수다.
14일 고척 두산전서 환상적인 수비를 선보였다. 2-0으로 앞선 6회초 1사 1.3루서 양석환의 뜬공을 앞으로 나오면서 처리한 뒤 그대로 홈 송구, 포수 이지영에게 정확하게 향했다. 이지영이 홈플레이트를 비우고 이동해도 되지 않을 정도로 정확한 송구였다. 결국 3루 주자 허경민은 사실상 자동 태그아웃.
적장 두산 김태형 감독도 허경민의 무릎 부상을 안타까워하면서도 이정후의 수비력에 감탄했다. 김태형 감독은 "너무 정확했다. 사실 센터에서 공을 그렇게 던지는 게 쉽지 않다. 레프트나 라이트는 몰라도 센터에선 공이 똑바로 들어가는 게 어렵다. 마운드도 있으니"라고 했다.
보통 외야수가 송구를 할 때 자신을 기준으로 약간 비스듬하게 가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김 감독 말대로 중견수가 정확하게 홈으로 송구해도 공이 마운드를 맞으면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다. 이정후의 보살은 한 마디로 '고급수비'였다.
타격에서 확실한 강점을 가진 외야수가 수비까지 건실하다면? 이미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들은 이정후의 수비력 역시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공수주를 모두 갖춘 선수라면 가치가 폭등하는 건 당연하다. 2023시즌 후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가면, 메이저리그가 판단하는 이정후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정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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