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백업 선수들이 부족해 울상을 짓고 있다. 하지만 KT 위즈는 트레이드로 '복덩이'들이 건너오며 미소를 짓고 있다. 트레이드 대상자들도 보란듯이 자신의 가치를 드높이고 있다.
KT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시즌 8차전 원정 맞대결에서 4-2로 승리했다. 이미 주중 SSG 랜더스전에서 위닝시리즈를 손에 넣은 KT는 두산과 3연전 중 첫 경기에서 승리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끊었다.
이날 KT 승리의 주역은 롯데 자이언츠에서 유니폼을 갈아입은 '이적생'들이 중심에 있었다. 손가락 부상으로 며칠 휴식을 취하고 있는 주전 '안방마님' 장성우를 대신해 출전한 김준태가 2타수 1안타 2볼넷으로 '3출루' 경기를 펼쳤고, 오윤석이 3타수 1안타 2타점으로 팀 승리의 선봉장에 섰다.
김준태와 오윤석은 지난 2012년, 2014년 롯데의 육성 선수로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롯데에 '주전급'으로 성장하지는 못했지만, '백업'으로서 가치는 결코 낮지 않았다. 하지만 롯데가 '리빌딩'에 중점을 둔 팀 운영을 하면서 김준태와 오윤석이 설 자리가 사라졌고 지난해 7월 31일 KT로 트레이드가 됐다.
결과적이지만 지금까지 트레이드에서 미소를 짓고 있는 팀은 KT다. 롯데는 현재 주축 선수를 비롯해 백업 선수들까지 대다수가 부상을 당하면서 팀이 풍비박산이 났다. 선수들이 부족한 나머지 2군에서는 포수 안중열과 내야수 배성근이 외야수로 나가는 보기 드문 상황이 벌어지는 중이다. 반면 KT는 김준태와 오윤석을 매우 잘 활용하고 있다.
김준태는 17일 경기 전까지 41경기에 출전해 27안타 1홈런 12타점 13득점 타율 0.270 OPS 0.770, 오윤석은 57경기에서 39안타 3홈런 23타점 타율 0.247 OPS 0.689로 활약 중이다. 김준태는 백업 포수로 경기에 나서는 빈도가 높지 않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잘 살리고 있고, 오윤석은 팀이 가장 필요한 상황에서 한 방을 터뜨리는 클러치 능력과 수비에서 팀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17일 경기는 '롯데 출신'이 이끈 승리라고 봐도 무방했다. KT는 2회 선두타자 배정대가 내야 안타를 뽑아내며 포문을 열었다. 그리고 후속타자 김준태가 우익수 방면에 연속 안타를 기록, '연결고리'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이후 오윤석이 희생번트를 성공시켜 팀에 기회를 안겼다. KT는 김준태와 오윤석이 만든 찬스를 놓치지 않았고, 조용호가 1타점 내야 안타를 쳐 선취점을 손에 넣었다.
활약은 계속됐다. KT는 1-1로 맞선 3회 강백호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황재균이 3루수 땅볼로 출루하는 등 2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이후 김준태가 이번에는 볼넷으로 출루하며 다시 연결고리 역할을 해냈고, 후속타자 오윤석이 두산의 바뀐 투수 박정수를 상대로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리드를 되찾았다.
김준태는 5회 2사 1루에서 또 한 번 볼넷을 골라내며 3출루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후속타자 오윤석이 우익수 뜬공에 그치며 추가점을 만들지는 못했다. 그러나 오윤석은 경기 초반부터 자신쪽으로 향하는 빗맞은 타구를 그물망 수비로 건져냈고, 6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강승호의 강습 타구를 핸들링을 통한 백핸드로 잡아낸 뒤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냈다.
선발 투수 고영표의 8이닝 2실점(2자책)의 역투와 박병호의 시즌 19호 홈런으로 인해 김준태와 오윤석의 활약이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주어진 자리에서 제 몫을 해냈다. KT에서는 이제 없어선 안 될 선수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KT 위즈 김준태, 오윤석.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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