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저 나이에 저렇게…정말 대단한 것이다.”
LG 베테랑 불펜투수 김진성(37)은 최근 마무리 고우석(24)에게 조언 아닌 조언을 건넸다. “변화구로 빼는 게 좀 자신 없어 보이더라”고 했다. 실제 고우석은 17일 고척 키움전서 세이브를 따냈지만, 1이닝 2피안타 2탈삼진 2사사구 1실점으로 고전했다.
김진성은 고우석에게 무슨 말을 해줬을까. “직구에 자신감을 갖고 던지라고 했다. ‘네 직구는 최고다. 맞아도 직구를 던지다 맞아라’고 했다. 내가 그런 말을 해줘도 될 만한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동료로서 응원하는 마음에 그랬다”라고 했다.
김진성은 산전수전을 겪은 베테랑 불펜이다. 2021시즌을 끝으로 NC에서 퇴단한 뒤 그대로 선수생활을 마감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올해 보란 듯이 반전, 당당히 최강 LG 불펜의 일원으로 거듭났다.
그는 젊은 후배 불펜 투수들과 경쟁하기보다, 다 같이 잘해서 가을에 웃고 싶어한다. “24살 아닌가. 저 나이에 저렇게 하는 건 정말 대단한 것이다. 저런 투수가 다른 팀에 있나”라고 했다. 실제 고우석은 20대 초반인데 이미 통산 100세이브를 돌파했다. LG 마무리 역사는 물론, 한국야구 마무리 역사에도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충분하다.
솔직한 심정도 드러냈다. 김진성은 “KBO리그 대표 마무리인데 스물 넷이다. (정)우영이도 그렇고 우석이도, 그런 젊음이 부럽다”라고 했다. 젊은 투수들이 때때로 힘들어할 때 매번 하는 얘기가 있다. “형은 31살에 처음으로 1군에 갔다. 너네는 아직 한창이다.”
김진성은 온갖 어려움을 딛고 LG 가족이 됐다. 주변 사람들에게 그저 고마운 마음 뿐이다. 김진성은 “타자들과도 얘기를 많이 한다. 볼카운트에 따른 심리 변화에 대해 얘기를 들었는데 참 고맙다”라고 했다.
포수들에게도 진심을 표했다. 김진성은 “(유)강남이나 (허)도환이 형도 고맙다. 정말 블로킹을 열심히 해준다. 특히 도환이 형은 경기가 잘 안 풀릴 때 혼자 생각도 많이 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성격이다. 투수들이 못 던진 건데 포수가 더 괴로워한다. 보면 막 멍들어 있고 그렇다. 미안하다”라고 했다.
리그 최고 마무리에게 직구로 승부하라고 자신감을 북돋아주는 베테랑 선배. 언제 어느 역할을 맡겨도 기대만큼의 활약을 해내는 불펜 투수. 그럼에도 동료들에게 진짜 고마워할 줄 아는 넉넉한 마음을 가진 구성원. 그가 바로 김진성이다. LG도 김진성이 있어서 행복하다.
[김진성(위, 가운데), 고우석과 유강남(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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