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삼성의 지난 오프시즌 최대 과제는 'FA 3인방'을 어떻게든 눌러 앉히는 것이었다. 삼성은 백정현과 4년 38억원, 강민호와 4년 36억원에 계약을 해냈지만 박해민까지 붙잡을 수는 없었다. 금액에서 양측의 의견 차이가 있었고 박해민은 4년 60억원이라는 대우를 받으며 LG 유니폼을 입었다.
박해민의 빈 자리를 메우는 것은 분명 중요한 과제였다. 부동의 1번타자였고 지난 해에는 주장을 맡으면서 팀을 이끌었던 선수였기 때문이다.
뚜렷한 외부 보강이 없었던 삼성은 결국 내부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했다. 삼성의 선택은 바로 김헌곤을 중용하는 것이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결산하면서 "중견수는 김헌곤이다"라고 못을 박았다. 여기에 주장직까지 맡겼다.
김헌곤은 분명 주전으로서 풍부한 경험치를 쌓은 선수다. 2018년에는 타율 .300 11홈런 71타점 22도루로 생애 최고의 시즌을 치르기도 했고 지난 해에도 주전과 벤치를 오가며 타율 .281 4홈런 27타점 5도루로 소금 같은 활약을 펼쳤다.
무엇보다 예비 FA라는 동기부여, 그리고 주장이라는 책임감까지 더하면서 김헌곤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기대를 안고 2022시즌을 출발했다. 그러나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김헌곤의 4월 타율은 .145에 불과했고 결국 삼성은 김헌곤에게 2군행을 통보해야 했다. 2군에서 몸과 마음을 추스르는 시간을 갖도록 한 것이다.
김헌곤은 지난달 4일 대구 NC전에서 복귀전을 치르며 멀티히트와 3타점을 기록했고 4경기 연속 안타를 날리면서 부활을 알렸다. 여기에 11일 대구 SSG전과 18일 대구 한화전에서 3안타 경기를 치르며 차츰차츰 타격감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27일 잠실 LG전에서 기록한 안타 1개가 지금까지 마지막 안타로 남아 있을 줄이야. 김헌곤은 28일 잠실 LG전에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것을 시작으로 16일 잠실 LG전에서 2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39타석 연속 무안타라는 굴욕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즉 6월에는 안타 1개도 치지 못한 것이다. 한때 .225까지 올랐던 그의 시즌 타율은 .174까지 떨어진 상태다.
박해민을 놓친 대가가 이렇게 큰 것일까. 김헌곤의 충격적인 부진에 삼성도 할 말을 잃었다. 이러다 김헌곤이 KBO 리그 불명예 기록의 주인공이 되는 것은 아닐지 우려된다.
허나 김헌곤이 연타석 무안타 신기록까지 도달하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 역대 최다 기록은 염경엽이 갖고 있는데 무려 51타석 연속 무안타(1995년 9월 5일 전주 쌍방울전~1997년 8월 23일 무등 해태 더블헤더 2차전)를 기록한 것이었다. 역대 2위 기록인 손시헌의 48타석 연속 무안타(2014년 10월 6일 잠실 LG전~2015년 4월 11일 마산 SK전), 3위 기록인 유지훤의 47타석 연속 무안타(1983년 7월 12일 대구시민 삼성전~8월 6일 구덕 롯데전)도 만만치 않아 웬만해서는 명함을 내밀기 힘들다.
삼성은 18일 광주 KIA전에서 김현준에게 중견수와 리드오프를 맡겼다. 결과는 5타수 3안타 4타점 1득점으로 대성공이었다. 김헌곤은 9회말 대수비로 겨우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었다. 삼성 벤치의 믿음도 한계점에 다가서고 있다. 아직 불명예 1위 기록까지는 멀리 있는 만큼 김헌곤이 부담을 벗어나 타석을 임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김헌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