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위 팀에 딜레마가 시작된다.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다.
SSG 외국인타자 케빈 크론은 7일 창원 NC전 이후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57경기서 225타수 52안타 타율 0.231 11홈런 35타점 21득점 OPS 0.699 득점권타율 0.171. 트리플A 홈런왕 출신답게 ‘걸리면 넘어가는’ 매력을 과시했다.
심지어 홈런의 영양가도 꽤 높았다. 크론의 한 방이 경기흐름을 바꾸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애버리지와 찬스에서의 생산력이 점점 떨어지면서 김원형 감독도 결단을 내렸다. 이미 1군 재등록이 가능한 열흘이 넘었지만, 크론은 여전히 2군에 있다.
크론이 2군에서 인고의 시간을 보낼 때, 1군은 크론을 완전히 잊었다. 22세 거포 유망주 전의산이 맹활약했기 때문이다. 크론과 포지션이 겹친 전의산이 크론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 11경기서 45타수 17안타 타율 0.378 2홈런 12타점 OPS 1.150 득점권타율 0.636.
기본적으로 장타력에 컨택 능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다. 패스트볼 타이밍에 맞춰 타격을 준비하다가도 변화구를 능숙하게 공략한다. 그리고 노출이 덜 됐다. 9개 구단이 전의산에 대한 데이터와 공략 포인트는 갖고 있지만 막상 투수들이 전의산을 상대한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흔히 말하는 ‘한 바퀴도 돌지 않은’ 타자다. 아직 집중견제를 받는 시점은 아니다.
어쨌든 SSG로선 듬직한 미래를 얻었다. 김원형 감독도 전의산을 당연히 배제할 이유가 없다. 다만, 이 팀은 윈나우, 무조건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해 달려나가는 팀이다. 외국인선수를 시즌 구상에 넣지 않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계륵으로 전락한 메이저리그 90승 출신 이반 노바가 사실상 교체 대상이라면, 크론은 다시 1군에 올라온 시점부터 최후의 시험대다.
이미 1군 재등록이 가능한 열흘이 지났다. 공교롭게도 크론이 2군에 가자 퓨처스리그 일정이 많지 않았다. 김원형 감독으로선 크론이 실전을 통해 재정비한 결과를 어느 정도 확인해야 1군에 안심하고 올릴 수 있다. 일단 기지개를 켰다. 17~18일 LG전서 6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
크론이 1군에 복귀하는 순간부터 김 감독의 딜레마가 시작된다. 크론과 전의산의 공존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SSG는 다른 팀들과 달리 지명타자 로테이션이 안 된다. 추신수가 여전히 수비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애당초 6월이면 가능하다는 전망이 있었지만, 아직도 소식은 없다.
그리고 크론과 전의산이 1루 외에 다른 포지션을 보지도 못한다. 전의산의 경우 경남고 시절 공격형 포수로 이름을 날렸지만, 프로 입단과 동시에 1루수로 전향했다. 결국 둘 중 한 명은 대타로 나서야 한다. 전의산이 예상 밖으로 너무 잘해서 벌어진 일이다. 물론 좌타자 전의산과 우타자 크론이 플래툰으로 공존하는 고육지책도 있긴 하다.
SSG는 이 딜레마를 외면할 수 없다. 어쨌든 외국인선수 라인업을 정비해야 후반기에 본격적으로 1위 사수 작전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마지막으로 크론을 1군에서 충분히 점검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야 교체든 밀어붙이든 판단을 내릴 수 있다. 그렇다고 전의산이 부진하길 바랄 수도 없으니 SSG로선 ‘빅 딜레마’다. 이 디시전이 SSG의 시즌 운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크론(위), 전의산(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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