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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사람은 혼자 보는 일기장에도 거짓말을 씁니다." 수지가 위태로운 삶을 사는 주인공 '유미'와 '안나'를 동시에 연기한다. 놓치고 싶지 않은 캐릭터라 했는데, 욕심내길 잘했다. 순진무구한 얼굴로 거짓말을 술술 내뱉는 연기가 압권이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안나'는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정한아 작가의 장편소설 '친밀한 이방인'을 원작으로 한다. 수지를 단독 주연으로 내세웠으며, 총 6부작 중 1,2화가 24일 공개됐다.
유미는 지방 소도시, 가난한 아버지와 장애가 있는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반짝이는 아이. 잘 하는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유미지만 힘껏 밀어줄 수 없는 아버지는 늘 걱정이다.
그러나 수능을 앞둔 어느 날 유미가 불미스런 사건에 휘말리며 도망치듯 서울로 떠나게 되고, 인생의 중요한 첫 경쟁에서 실패하고 만다. 자존심 때문에 무심코 거짓말을 내뱉은 유미는 재수를 하며 가짜 대학생 노릇까지 한다. 거짓말은 순식간에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어느새 자기 자신조차 진짜라고 믿게 될 만큼 강력한 진실이 돼버린다.
유미는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다시금 치열한 삶을 살아가지만, 우월한 인생을 즐기며 사는 금수저 현주(정은채)의 밑에서 일하며 상대적 박탈감을 극심하게 느낀다. 급기야 유미는 현주의 여권과 증명서, 현금 등을 챙겨 도망치고, 현주의 영어 이름까지 훔쳐 상류층의 삶을 흉내내며 산다.
지금껏 보지 못한 수지의 새로운 얼굴이 확실하다. 교복을 입은 풋풋한 모습을 시작으로, 불안한 삶을 사는 초췌한 낯빛의 20대, 거짓으로 쌓아 올린 사회적 지위와 명망으로 주목 받는 30대를 쭉 이어 연기하며 밀도 높은 감정을 안정감 있게 풀어나간다. 또한 수지는 150여벌에 이르는 의상을 소화한 것으로도 알려져 작정한 듯한 연기 변신에 더 큰 기대를 갖게 만든다.
여기에 정은채를 비롯해 감추고 싶은 모습만 지독하게 닮은 남편 지훈 역의 김준한, 닮고 싶지만 너무나도 다른 선배 지원 역의 박예영 등이 함께 열연을 펼쳐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사진 = 쿠팡플레이 제공]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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