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아무리 봐도 트레이드를 참 잘했다.
박동원이 트레이드를 통해 KIA에 합류한지도 2개월이 흘렀다. 이적 후 50경기서 타율 0.239 OPS 0.760 7홈런 23타점 27득점이다. 애버리지는 떨어지지만 일발장타력은 여전하다. 2021시즌 22홈런(26일까지 8홈런) 페이스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15~20홈런이 가능해 보인다.
수비가 더욱 돋보인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WAA(대체선수대비 수비승리기여도) 0.532로 리그 포수 1위다. 9이닝 당 와일드피칭과 패스트볼 비율은 0.371로 리그 3위다. 도루저지율도 47.1%로 역시 3위.
눈에 보이는 수치가 전부가 아니다. 수치로 계량할 수 없는 부분까지도 돋보인다. 실제 계륵으로 전락한 외국인투수 로니 윌리엄스를 잘 다독인다. 로니는 올 시즌 10경기서 3승3패 평균자책점 5.89.
허벅지 부상을 털어내고 돌아온 5월부터 지속적인 하락세다. 5~6월 성적은 6경기서 1승2패 평균자책점 9.64. 빠른 공을 구사하지만, 제구와 커맨드에 약점이 있다. 결정적으로 마이너리그에서도 선발투수 경험이 많지 않았다. 때문에 경기운영능력이 좋은 편이 아니다.
그럴수록 포수, 투수코치, 전력분석 파트의 조언과 피드백, 데이터를 믿고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그러나 로니는 마운드에서 불필요한 모습을 종종 보인다. 당장 25일 잠실 두산전서 3⅓이닝만에 강판된 이후 한동안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서재응 투수코치와 대화하는 모습이 중계방송 카메라에 잡혔다.
알고 보면 지난 1일 잠실 두산전서도 특이한 모습이 있었다. 당시 본지 사진기자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박동원과 로니의 호흡은 종종 매끄럽지 않았다. 그날 중계방송을 돌려봐도 로니의 불필요한 제스쳐가 보였다. 5회말 1사 2,3루 위기서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에게 두 차례 연속 체인지업을 던지다 적시타를 맞자 박동원을 향해 두 팔을 벌린 게 대표적이다.
그날 로니는 6회말 무사 1,2루 위기서 교체됐다. 이때도 박동원이 로니를 격려하는 제스처를 취했지만, 로니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사실 어느 팀이든 투수와 포수가 실전서 미묘하게 안 맞는 모습은 간혹 볼 수 있다. 다만 로니는 누가 봐도 외국인투수로 경쟁력이 좋지 않은데 주위의 도움을 받으려고 하기보다 감정을 표출하는 모습이 좀 더 자주 보였다.
더 인상적인 건 박동원이 그런 로니의 반응에도 꾹 참고 격려하고 감싸 안으려고 했다는 점이다. 박동원은 그날 홈런 포함 5타점 경기를 펼치며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했다. 로니와의 호흡에 대한 질문이 빠질 수 없었다.
그때 박동원은 “불안하다고 판단되는 상황은 아니다. 좋은 방향으로 갈 것이고, 내가 좀 더 집중해야 한다. 호흡은 좋았다. 완벽하지 않았지만 더 완벽하도록 준비할 것이다”라고 했다. 인터뷰에서조차 로니를 감쌌다. 한 시즌을 함께 해야 할 동료이니 불필요한 잡음을 낼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1일 경기를 현장에서 취재했지만, 이 코멘트를 이제 기사화한 건 박동원이 수치 이상으로 매력적인 포수라는 걸 강조하고 싶기 때문이다. 포수라면 투수의 마음을 헤아리고 포용하면서 경기를 디자인할 줄 알아야 한다. 다만, 로니의 25일 강판 후 모습을 보면서 박동원도 나름의 고충이 있을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하게 됐다.
이런 모습을 보면 박동원은 수치 이상으로 좋은 포수다. 키움 시절 몇차례 논란이 있기도 했지만, 지난 1~2년을 기점으로 정말 성숙해졌다. KIA는 박동원을 정말 잘 데려왔다. FA 계약이든 비 FA 장기계약이든 오랫동안 함께할 만한 선수다.
[박동원과 로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