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이제 6월이 지나갔는데 벌써 30개 가까운 홈런을 쳤다. 지금 페이스라면 50홈런도 결코 불가능은 아니다.
'국민거포' 박병호(36·KT 위즈)의 부활이 KBO 리그를 뒤흔들고 있다. 박병호는 역대 KBO 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거포 중 1명이다. 넥센(현 키움) 시절이던 2012년 31홈런으로 생애 첫 홈런왕에 등극했고 2013년 37홈런에 이어 2014년 52홈런, 2015년 53홈런으로 전성기를 구가했다.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2018년에도 홈런 43개를 터뜨리면서 건재함을 과시한 박병호는 2020년 타율 .223에 21홈런, 지난 해에도 타율 .227에 20홈런으로 주춤하며 명성에 금이 가고 말았다.
결국 박병호는 FA를 선언하고 KT와 3년 총액 30억원에 계약을 맺으며 새 출발에 나섰다. 현재까지 결과는 대성공. 박병호는 지난달 30일 대구 삼성전에서 시즌 25~26호 홈런을 쏘아 올리며 사실상 홈런왕을 예약했다. 공동 2위인 김현수(LG)와 이정후(키움)가 홈런 14개를 기록하고 있어 박병호가 이들보다 두 배 가까운 수치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박병호의 시즌 타율은 .258로 높지 않지만 장타율은 .595로 33홈런을 쳤던 2019년(.560)보다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어느덧 타점도 63개를 적립해 한유섬(SSG)과 공동 1위로 올라섰다.
KT는 이제 막 시즌의 절반인 75경기를 치렀고 박병호의 홈런 페이스를 144경기로 환산하면 50개도 가능함을 알 수 있다. 박병호가 삼성전에서 보여준 연타석 홈런만 봐도 파워 만큼은 전성기에 뒤지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로 36세의 나이. 그런 그가 50홈런에 도전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아직 전반기는 끝나지 않았고 시즌도 절반 가까이 남았다.
만약 박병호가 50홈런이라는 고지를 재정복한다면 이는 역사에 남을 일이다. KBO 리그에서 50홈런을 달성한 타자는 박병호를 포함해 5명 뿐이며 실제로는 3명 밖에 작성하지 못한 엄청난 대기록이다. '국민타자' 이승엽이 1999년 54홈런에 이어 2003년 56홈런으로 아시아 신기록을 세웠고 같은 해 '헤라클레스' 심정수가 53홈런을 마크했다. 그리고 이들의 50홈런 명맥을 겨우 이은 선수가 바로 박병호였다.
이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 20대에 남긴 발자취라는 것. 즉, 파워가 가장 절정일 때 대기록을 품에 안은 것이다. 이승엽은 1999년 23세였고 2003년에도 27세로 한창 때였다. 이승엽과 경쟁했던 심정수도 당시 28세. 박병호가 2년 연속 50홈런을 마크했던 2014~2015년에 그 역시 20대 였다.
그런데 올해로 36세인 박병호가 50홈런 페이스를 보이고 있으니 경이롭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메이저리그에서도 박병호와 같은 나이에 50홈런 이상을 기록한 케이스는 2001년 배리 본즈가 유일하다. 본즈는 2001년 36세의 나이로 73홈런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수립했다. 사실 이마저도 논란이 있는 기록이다. 본즈는 이후 금지약물을 복용한 전력이 드러나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을 대기록을 쓰고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지 못하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메이저리그에서도 36세 시즌에 50홈런을 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뜻이다. 메이저리그에서 50홈런 시즌을 치른 선수는 46명이 있는데 이들 중 20대에 기록한 사례가 26명으로 절반을 훌쩍 뛰어 넘는다. 과연 박병호는 홈런을 몇 개까지 칠 수 있을까. 이제는 부활을 넘어 그의 홈런 개수에 관심이 갈 만큼 벌써 그는 엄청난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박병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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