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그걸 잡다니.
KIA 캡틴 김선빈이 한숨을 내쉬며 덕아웃으로 돌아갔다. KIA로선 참 안 풀린 수도권 원정 9연전이었다. SSG는 KIA와의 주말 원정 3경기를 모두 1~2점차 박빙 리드로 마치면서 선두를 지켰다. 무엇보다 SSG가 3-2로 앞선 8회초 좌익수 하재훈의 수비 하나가 결정적이었다.
KIA는 1-3으로 뒤진 7회초 2사 1,2루서 2루 주자 이우성이 견제사를 당하며 찬물을 끼얹었다. 그러나 8회초 선두타자 김도영이 좌월 솔로포를 터트리며 다시 추격의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리고 1사 주자 없는 상황.
타석에는 타이거즈 캡틴 김선빈. 서동민의 초구 슬라이더를 지켜본 뒤 2구 138km 패스트볼을 힘껏 잡아당겼다. 타구는 좌측으로 날카롭게 뻗어갔다. 2루타가 유력해 보였다. 아니었다. SSG 좌익수 하재훈이 날아올랐다. 좌측으로 몸을 날려 캐치. 장타 한방을 지우는 엄청난 호수비였다.
이 한 방으로 SSG가 다시 흐름을 내주지 않았고, 주말 3연전 스윕에 성공했다. 사실 하재훈은 주전 좌익수가 아니다. SSG 주전 좌익수는 오태곤이다. 그러나 최근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이날 선발라인업에선 빠졌다.
그렇게 하재훈이 6월25일 인천 NC전 이후 오랜만에 다시 1군 경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0-0이던 3회말 1사 2루서 KIA 이의리를 상대로 선제 1타점 결승타를 뽑아내더니, 8회 결정적 수비로 팀에 또 한번 기여했다.
하재훈은 올해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했지만, 타자가 낯선 건 아니다. 과거 마이너리그, 일본 독립리그 시절에도 외야수로 뛰어왔다. 때문에 올 시즌 1군에서 종종 기용되며 가려운 곳을 긁어준다. 2할대 초반의 타율이지만, 홈런도 3방을 때릴 정도로 한 방 능력도 있다.
KIA로선 잔인한 수비였지만, SSG에는 선두를 지키는 값진 호수비였다. 아울러 하재훈에겐 다시 한번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중요한 경기였다.
[하재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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