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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엄형찬(경기상고)은 5일 캔자스시티 로얄스와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맺고 미국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엄형찬은 자신의 SNS 소개란에 캔자스시티 구단 계정을 기입, 캔자스시티 유니폼을 입고 계약서에 사인하고 있는 자신을 게재했다.
엄형찬은 올해 신인드래프트에 참가 예정이었던 '고교 포수 빅3(엄형찬, 김범석, 김건희)'에 포함될 정도로 뛰어난 재능을 갖춘 선수다. 고교 통산 53경기에 출전해 3홈런 56타점 3도루 타율 0.369 OPS 0.979의 성적을 남겼다. 올 시즌에는 5경기에 나서 3홈런 25타점 타율 0.452 OPS 1.194 기록 중이다.
엄형찬의 장점은 공격에만 있지 않다. 포수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자질을 모두 지니고 있다. 투수 리드와 프레이밍, 블로킹이 모두 우수하다. 또한 고교 무대에서 101이닝을 뛰는 동안 도루 저지율도 70%를 마크할 정도로 강한 어깨도 지니고 있다.
포수 출신인 아버지(경기상고 배터리 코치)의 피를 제대로 물려받았다는 평가. 한 구단의 스카우터는 "10년에 한 번 나올 수 있는 포수가 세 명이나 한 해에 나올 수 있도 있었다"며 "김범석이 공격, 김건희가 수비에서 좋은 모습이라면, 엄형찬은 공격과 수비에서 재능이 뛰어난 이미 완성된 포수"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캔자스시티도 엄형찬의 장점에 매료됐다. '마이데일리'와 연락이 닿은 캔자스시티 관계자는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뛰어난 선수다. 타격 재능은 물론 수비에서도 포구와 블로킹이 좋다. 어깨도 강하다"며 "요즘 이러한 표현을 많이 쓰는데, 전체적으로 패키지가 좋다"고 설명했다.
엄형찬이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한국인 아마추어 포수로는 7번째, 과거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산하 더블A에서 뛰었던 엄형찬의 아버지 엄종수 코치를 포함하면 8번째로 미국 무대에 진출하게 된다. 엄형찬이 캔자스시티와 계약을 맺은 배경에는 아버지의 경험도 있었다.
캔자스시티 관계자는 "엄형찬도 미국에 가고 싶은 생각을 갖고 있었고, 아버지(엄종수)도 애틀란타 마이너리그에서 뛰었다"며 "이미 엄형찬의 아버지가 모두 경험을 했기 때문에 미국 무대에 대한 이해도도 있고, 정보도 갖고 있더라. 그리고 어떠한 것을 겪게 되는지 등에 대한 마음의 준비도 마친 것 같다"고 말했다.
야수 또는 투수들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단일 포지션 밖에 소화하지 못하는 포수로는 더욱 험난한 과정을 밟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캔자스시티는 엄형찬에게서 가능성을 봤다. 캔자스시티 관계자는 "포수로 미국에 가는 것이 흔하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는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기본기가 탄탄하고, 그를 베이스로 잘 성장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엄형찬은 올해 경기 상업고를 졸업한 뒤 내년 스프링캠프 일정에 맞춰 미국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는 아시아 선수 중 '포수'로 메이저리그에서 뛴 선수는 조지마 켄지가 유일하다. 그러나 국제 아마추어 계약으로 성공한 사례는 전무하다. 엄형찬이 새역사와 함께 메이저리그의 안방을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캔자스시티와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맺은 엄형찬. 사진 = 엄형찬 SNS 캡처]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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