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63억원 회수는 그냥 안 된다.
KIA는 야심차게 대권 도전을 목표로 2022시즌을 출발했다. 나성범(6년 150억원)과 양현종(4년 103억원)을 영입, 2021-2022 FA 시장의 위너였다. 투타의 기둥을 새롭게 구축했다. 4월 말에는 키움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박동원을 영입, 최대 취약 포지션까지 메웠다.
박동원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현금 10억원을 키움에 내줬다. 결국 KIA는 세 사람을 데려오는데 무려 263억원을 들였다. 여기에 하준영(NC)과 김태진(키움), 신인지명권 1장까지. 5개월 사이에 이 정도의 투자를 한 팀이 단순히 5강을 노린다면 말이 안 된다.
시즌의 반환점이 지났다. KIA는 6일 광주 KT전서 1-8로 완패, 시즌 첫 8연패를 당했다. 4월27일 수원 KT전부터 5월3일 광주 키움전의 6연패를 넘어 ‘뉴 타이거즈’ 체제 최다연패다. 선두권에선 점점 멀어지고 하위권 팀들의 추격 가시권에 들어왔다. 6위 롯데에 3경기 차로 쫓긴다. 5일 광주 KT전을 비로 건너뛰었으나 이틀 휴식이 팀이 처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명약은 아니었다.
이미 현재 KIA의 문제점, 고민들은 충분히 기사화됐다. 외국인선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는 현실, 외국인투수 실패에 의한 선발진 균열, 리그 최고수준의 각종 지표를 자랑하는 타선은 사실 5월 반짝 맹폭이었다는 점, 이런 점들이 모여 불펜의 과부하로 이어졌다는 점 등이 뼈아프다.
알고 보면 거액을 들여 사들인 기둥 셋은 건재하다. 나성범은 78경기서 타율 0.305 12홈런(5위) 51타점(6위) 48득점(9위) OPS 0.914(5위) 득점권타율 0.303. 리그 최상위급 퍼포먼스다. 양현종은 6일 KT전서 4이닝 6실점으로 무너지며 8연패를 막지 못했다. 그래도 17경기서 7승4패 평균자책점 3.15 WHIP 1.13 피안타율 0.236 퀄리티스타트 11회로 최상위급 성적이다.
박동원은 67경기서 타율 0.228 9홈런 29타점 29득점 OPS 0.743. 일발장타력은 여전하지만 좋은 퍼포먼스는 아니다. 그러나 오히려 2차 스탯의 각종 수비 수치가 리그 최상위급이다. KIA 안방을 업그레이드한 건 팩트다.
진짜 문제는 단단한 기둥들을 떠받치는 가지들이다. 김종국 감독 체제 이전 몇 년간 의미 있는 리빌딩을 해내지 못한 것에 대한 부작용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봐야 할까. 김 감독은 2군에서 추천받은 선수를 1군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그러나 막상 올 시즌 2군에서 시작한 멤버 중 1군에서 주요 전력으로 자리잡은 케이스가 없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3강을 형성한 SSG, 키움, LG는 의외의 전력이 툭 튀어나와 기존 멤버들과 시너지를 낸다. 상대적으로 KIA는 이런 느낌이 부족하다. 막상 2군에서 올라온 선수들이 깜짝 활약해 1군 멤버들과 흥미 있는 경쟁구도를 만들지 못한다.
결국 주축선수들의 높은 의존도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팀의 활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 투타 일부 주축들이 6월 중순 이후 흔들리는데 대체할 자원이 마땅치 않아 경기력이 떨어진 측면도 있다.
KIA가 나성범, 양현종, 박동원에게 투입한 263억원을 올 시즌 곧바로 회수할 수 있을까. 기둥들이 기존 멤버들, 차고 올라온 멤버들과 시너지가 나야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대로 대권 도전을 하기엔 여러모로 부족해 보인다. 시간이 필요한 것일까. 뉴 타이거즈는 아직 진정한 강팀은 아니다. 현재 순위(5위)와 성적(38승39패1무)이 말해준다.
[양현종과 나성범(위), KIA 선수들(가운데, 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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