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나이를 먹으면 볼이나, 배트 스피드가 떨어지는데, 얼마나 적게 떨어지느냐가 중요하다" 김원형 SSG 랜더스 감독이 6일 경기에 앞서 한 말. 그러나 이에 해당되지 않는 선수들이 있다. 바로 이대호(롯데 자이언츠)와 추신수(SSG)다.
이대호는 올해 76경기에 출전해 103안타 10홈런 45타점 타율 0.350 OPS 0.885로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이대호는 전혀 기대하지 않는 눈치지만, 현재 KBO리그 타격 1위로, 역대 최초로 40대 타격왕을 노려볼 수 있는 페이스를 선보이고 있다.
추신수도 마찬가지. 올해 70경기에서 69안타 10홈런 36타점 타율 0.272 OPS 0.847로 우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타율과 타점, 안타에서는 이대호에게 조금 못 미친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시절부터 뛰었던 선구안을 바탕으로 볼넷 48개(2위)를 얻어내며 출루율(0.406) 2위에 랭크돼 있다.
특히 지난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SSG 경기에서 '동갑내기' 이대호와 추신수는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열띤 경쟁을 펼쳤다. 이대호는 5타수 4안타(1홈런) 3타점 2득점으로 KBO 역대 두 번째 14년 연속 100안타, 10홈런이라는 금자탑을 쌓아 올렸다.
추신수는 3경기 연속 홈런포를 가동, 4타수 2안타(2홈런) 2타점 2득점으로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했다. 지난 5일 경기에서는 끝내기 홈런을 치며 팀의 승리를 견인했으나, 전날(6일) 경기에서는 팀이 5-12로 완패하면서 좋은 활약이 빛을 보지 못했던 것이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야구 선수에게 '불혹의 나이'로 불리는 40대에 근접하면 대부분의 선수들의 기량은 눈에 띄게 쇠퇴하기 마련이다. 젊은 시절 엄청난 커리어를 쌓아 올렸지만, 메이저리그에서도 알버트 푸홀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미겔 카브레라(디트로이트 타이거즈)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대호와 추신수의 기량은 20~3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에 비해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타이틀 경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나다. 기본적으로 타고난 '재능'도 있지만, 지금까지 철저한 관리와 노력의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이다.
래리 서튼 감독은 이대호와 추신수가 현재까지 좋은 성적을 내며 KBO리그에서 뛰고 있다는 점을 굉장히 높게 평가했다. 서튼 감독은 6일 인천 SSG전에 앞서 "이대호와 추신수는 어린 KBO 선수들에게 좋은 예시가 될 선배이자 선수"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계속해서 서튼 감독은 "린 선수들이 이대호와 추신수를 보면서 '나도 저 나이에 야구를 하고 싶다'는 꿈을 꿀 수 있을 것"이라며 "국제 대회나 타 리그(NPB, MLB)에서의 성공은 어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라며 "이대호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많지만, 리그를 대표하고 KBO리그 팬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선수인 것은 확실하다"고 극찬했다.
추신수와 함께 호흡을 맞추지는 않았지만, 이대호를 예로 들어 팀 내에 주는 선한 영향력도 막대하다는게 서튼 감독의 말이다. 그는 "이대호는 매 경기 집중하고 팀을 이끄는 리더십을 갖추고 있다"며 "한 가지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가치가 있는 선수다. 단순한 의견이 아닌 스탯이 보여주고 있다. 굉장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SSG 랜더스 추신수(좌)와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우).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