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 맨유)가 플레이 스타일을 바꾼 배경이 흥미롭다.
호날두는 2003년 여름에 포르투갈 스포르팅 리스본을 떠나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했다. 당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픽’을 받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입성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무명이었던 호날두는 맨유 이적 후 스타 플레이어로 거듭났다.
하지만 결정적인 단점이 있었다. 지나칠 정도로 공을 끌었다. 동료에게 패스하지 않고 혼자서 잔기술을 부린다는 이유로 국내 팬들은 ‘혼자우도’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함께 경기를 뛰는 맨유 공격수들도 호날두에게 자주 짜증냈다.
영국 언론 ‘더선’은 6일(한국시간) “호날두가 맨유 입단 초기와 비교해 플레이 스타일이 달라졌다. 그 계기를 호날두의 옛 맨유 동료 대런 플레처가 설명했다”고 조명했다. 플레처는 2003년부터 2009년까지 호날두와 맨유에서 함께 뛰었다. 박지성의 옛 동료이기도 하다.
플레처는 “프리시즌에서 맨유와 스포르팅이 붙었는데 호날두가 맨유 수비진을 휘젓고 다녔다. 그래서 맨유가 호날두를 영입했다”고 회상하면서 “아마 그해 크리스마스에서 새해로 넘어가는 시즌이었을 거다. 그때 맨유 수석 코치로 월터 스미스가 부임했다. 스미스 코치는 호날두의 재능을 바로 알아봤다”고 말했다.
이어 “훈련 도중 호날두가 또 패스를 안 하고 혼자서 잔기술을 부렸다. 이때 심판을 보던 스미스 코치가 ‘너희가 그 어떤 파울을 해도 반칙을 불지 않을 거야’라고 했다. 호날두 개인 플레이를 겨냥한 말이었다”고 덧붙였다.
그 말을 듣자마자 맨유 선수들은 호날두에게 거친 태클을 범했다고 한다. 플레처는 “호날두가 드리블을 하면서 농락할 때마다 우리는 호날두를 걷어찼다. 반칙이 아니었다. 그렇게 2주 지나니까 호날두가 자기 머리를 쥐어뜯더라. 점점 미쳐갔다”고 웃으며 말했다.
결국 호날두가 개인 플레이를 포기했다. 플레처는 “몇 주 더 흘렀을까. 호날두가 패스를 하기 시작했다. 걷어차이는 게 너무 싫었나 보다. 그때부터 터치를 1~2번만 했다. 골도 더 많이 넣게 됐다. 본인 스스로 플레이 스타일을 바꿔야 한다고 깨닫게 된 계기”라고 설명했다.
이 무렵부터 호날두는 골 넣는 기계로 바뀌었다. 덩달아 맨유도 승승장구했다. 호날두는 2008-0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뒤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레알에서 한 시즌 당 40~50골씩 퍼부었다. A매치 역대 최다골 신기록까지 세웠다. 호날두가 ‘혼자우도’에서 ‘월드클래스’로 변모한 데에는 맨유 코치, 선수단의 도움(?)이 있었다.
[사진 = AFPBBnews]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