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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KBS 방송화면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9호선 가양역 인근에서 실종된 후 약 열흘간 행방이 묘연한 김가을(23)씨의 신변비관 글이 발견돼 극단적 선택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일반적인 극단적 선택 상황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서울경제에 따르면 이 교수는 지난 6일 YTN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인터뷰에 “자발적 가출이라면 굳이 119가 등장해야 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일단 본인이 의지를 가지고 가출했다는 가능성도 존재하는 않는 것은 아니다”라며 “만약 그런 상황이라면 일단 본거지로 다시 돌아오지는 않았을 것이고 더군다나 119에 전화는 안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찰에서 발표한 바로는 범죄피해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내부적으로 그런 방향성으로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사고 가능성도 있고 극단적인 선택일 가능성도 있고 확인이 된게 아니니까 살아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반적인 극단적 선택의 경우 평상시에도 시도를 많이 하고 주변 사람들이 그럴만한 상황이라는 것을 안다”라며 “그런데 그렇게 염두에 둘 만한 상황을 아니지 않았나 생각한다. 마지막에 SNS까지 소식을 올리고, 돌아오는 길에 언니와 문자를 나눈 기록이 있다”라라며 극단적 선택 가능성에 의문을 표했다.
다만 이 교수는 “극단적 선택을 결심하고 가양대교 쪽으로 걸어가고 있던 상황이었다면 굳이 119에 전화해서 언니의 상황을 염두에 두는 게 일반적인 자살시도자의 행동 패턴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언니와 연락을 나눈 이후 누구와 문자 등을 했는지 통신기록을 토대로 확인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완전히 조사를 안 해도 되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한편 실종 당일인 지난달 27일 김 씨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장소는 가양대교 위였다. 택시를 탔다가 오후 10시 22분쯤 가양역 인근에서 내린 김 씨는 가양대교 남단 방향으로 걸어서 이동했으며, 인근을 지나가던 버스 블랙박스에는 오후 10시 56분쯤 김 씨가 가양대교 위 남단에 서 있는 모습이 찍혔다.
'언니가 집에 쓰러져 있을지 모른다'며 김 씨가 119로 신고를 하던 오후 11시 1분쯤에도 블랙박스 기록상 같은 장소에 서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로부터 8분 뒤인 오후 11시 9분쯤에는 동일 지점을 통과하는 버스 블랙박스에 김 씨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김 씨 가족이 김씨가 실종됐다며 경찰에 신고한 시각은 오후 11시 37분쯤 이었다.
실종 당일 김씨는 퇴근 후 미용실에 다녀온다고 했으며, 실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증사진을 올린 뒤 "파마하자마자 비바람 맞고 13만원 증발"이라며 "역시 강남은 눈 뜨고 코 베이는 동네"라는 글을 남겼다.
실종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김씨 소유의 태블릿PC에서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긴 한글 문서를 발견했다. 2쪽가량의 문서에는 “유언, 내 죽음에 누구도 슬퍼하지 않았음 해”라고 적혀 있었다.
경찰은 극단적인 선택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범죄 관련성을 의심할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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