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맞대결은 전날(6일)부터 묘한 기류가 흘렀다. 바로 '몸에 맞는 볼'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치열한 순위 경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선수를 비롯한 벤치는 예민해 질 수밖에 없다.
묘한 신경전의 시작은 지난 6일 경기가 시발점이었다. 두산 선발 곽빈이 1회부터 키움의 '간판타자' 이정후에게 몸에 맞는 볼을 던졌다. 사구는 한 차례로 끝나지 않았다. 곽빈은 2회 이지영의 손등을 맞췄고, 김휘집에게도 몸에 맞는 볼을 기록했다.
이정후와 이지영은 곧바로 병원으로 이동해 검진을 받았다. 다행히 특별한 문제점이 발견되지는 않았다. 곽빈이 고의 사구를 던진 것은 아니었지만, 키움 입장에서는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었다. 1위 SSG 랜더스와 1.5경기, 3위 LG 트윈스와는 2.5경기 차에 불과한 2위를 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오해를 풀기 위해 키움 벤치를 향해 사인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몸에 맞는 볼은 한차례 더 나왔다. 이번에는 두산 박세혁이 7회말 공격에서 바뀐 투수 김태훈이 던진 공에 왼발을 맞았다.
사구의 여파는 꽤 컸다. 키움 이정후와 이지영, 두산 박세혁은 7일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김태형 감독은 7일 경기에 앞서 "각 팀들이 부상에 대해 굉장히 예민하다. 주축 선수가 부상을 당하면 대미지가 크다"며 전날(6일) 상황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홍원기 감독은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평소와 달리 목소리가 다소 격앙된 듯했다. 그는 "병원 진료는 괜찮다고 한다. 이정후와 이지영 본인들은 괜찮다고 하는데, 참고하면 안 될 것 같아서 스타팅에서 제외했다"며 "이정후는 피멍이 많이 들었다. 복귀 시점은 장담을 할 수가 없다"고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양 팀의 묘한 분위기는 7일 경기까지 이어졌다. 팽팽한 긴장감은 2회말부터 시작됐다. 두산의 공격이 진행되던 2회말 주루 플레이를 펼치던 정수빈과 키움 2루수 김혜성이 강하게 충돌한 것. 김혜성과 부딪힌 정수빈은 공중에서 떨어지는 과정에서 허리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고, 앰뷸런스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리고 3회말 두산 선두타자 장승현이 키움 선발 타일러 애플러의 초구 146km 직구에 옆구리를 강타 당했다. 장승현은 1루 베이스로 걸어나가는 과정에서 불쾌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고의가 아니더라도 오해가 생길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두산 선수단의 표정도 점점 굳어가기 시작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5회말에는 선두타자 김대한이 애플러의 6구째 146km 투심에 오른쪽 전완부를 맞았다. 스윙을 하는 과정에서 맞은 만큼 김대한은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다. 하지만 전날의 여파 때문인지 두산 벤치에서도 특별한 움직임은 없었다.
키움도 8회초 공격에서 김휘집이 전날에 이어 또다시 사구를 맞았다. 키움 벤치 또한 두산과 마찬가지로 미동도 하지 않았다. 이틀 동안 무려 7개의 사구가 쏟아져 나왔지만, 양 팀은 우려와 달리 큰 불상사 없이 경기를 매듭지었다.
[키움 선발 타일러 애플러의 투구에 맞은 장승현, 장승현이 몸에 맞는 볼을 기록 한 뒤의 두산 벤치.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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