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러니 예고은퇴가 야속하지.
이대호의 ‘예고 은퇴’는 올 시즌 롯데의 중요한 스토리텔링 중 하나다. 은퇴 시즌에 야구를 너무 잘하니, 예고 은퇴를 철회하라는 팬들과 지인, 팀 후배들의 진지한 요청이 줄을 잇는다. 물론 이대호는 한결같이 은퇴 철회를 ‘거부’한다.
그러나 이대호의 명품 타격쇼를 보면서 롯데 팬들의 아쉬움은 클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이번 5~7일 인천 SSG전은 이대호의 ‘동갑내기 절친’ 추신수와의 맞대결이기도 했다. 추신수 역시 이번 3언젼서 맹활약했다.
다만, 추신수는 이대호와 달리 ‘예고 은퇴’를 선언하지 않았다. SSG 팬들은 추신수의 야구를 내년에도 볼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 반면 롯데 팬들은 올 시즌을 끝으로 더 이상 이대호의 야구를 볼 수 없다는 절망감, 무력감이 있다고 봐야 한다. 이대호가 타격쇼를 펼칠수록 마음 한 켠에선 섭섭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
어쨌든 선수 입장에선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게 프로의 도리다. 불혹의 동갑내기 절친은 올 시즌 KBO리그에서 그 누구보다 프로페셔널한 선수들이다. 이대호는 이번 3연전서 14타수 7안타(2홈런) 5타점 4득점했다. 추신수는 13타수 5안타(3홈런) 3타점 4득점했다.
합작 5홈런 8타점. 인천의 여름밤을 수놓은 명품 타격쇼였다. 5일 경기서는 추신수가 3-3 동점이던 9회말 2사에 끝내기홈런을 터트리며 SSG 팬들은 물론, 가족과 용진이 형까지 만세를 부르게 했다. 물론 이날 이대호도 2안타를 날렸다.
6일 경기가 하이라이트였다. 추신수는 솔로포 두 방을 가동했고, 이대호는 6회 좌월 투런포로 응수했다. 특히 이대호는 4안타를 터트리며 특유의 정교한 배트 컨트롤 능력을 과시했다. 이날만 두 불혹의 스타에게서 6안타 5타점이 나왔다.
7일 경기는 5~6일에 비해 살짝 밋밋하긴 했다. 그래도 추신수가 2안타로 최근 좋은 감각을 이어갔다. 이대호는 9회초에 롯데를 0패에서 구하는 호쾌한 중월 솔로포를 가동했다. SSG가 2승1패, 위닝시리즈를 챙겼다. 그러나 두 불혹의 타격쇼는 승패와 무관할 정도로 고퀄리티였다.
두 사람이 이렇게 한 경기서 맞대결하는 것도 올해가 마지막이다. 마침 두 사람 모두 좋은 타격감으로 팬들을 즐겁게 했다. 이런 날이 다시 안 올 수도 있다. SSG 랜더스필드에 사흘간 모였던 팬들은 투자한 티켓값이 아깝지 않았다.
[이대호(위), 추신수(아래). 사진 = 인천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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