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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지난 해 11월까지는 그녀는 정말 후보였다. 팀의 주전 세터가 있었기에 그녀는 흔히들 말하는 웜업존인 ‘닭장’에서 응원조에 불과했다.
그렇지만 지난 해 11월 중순. 전혀 뜻밖의 일이 발생했다. 팀의 주전 세터가 “배구를 그만두겠다”며 팀을 무단이탈해 버렸다.
팀의 기둥이 짐을 싸서 집에 가버린 탓에 졸지에 그녀는 부랴 부랴 팀을 이끄는 세터가 됐다. 그렇지만 능력의 한계에 부딪히며 또다시 주전과 후보를 왔다갔다 했다.
그런데 반전이 생겼다. 12월16일 한때 세계적인 세터라는 명성을 얻었던 김호철 감독이 신임 사령탑으로 부임, 첫 대면을 했다.
이때부터 그녀는 정말 입에 단내가 날 정도로 훈련에 훈련을 거듭했다. 피하고 싶었지만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감독이 정말 눈물나도록 훈련을 시켰다.
김호철 감독은 매일 오전 9시30분부터 김하경을 코트에 불러 놓고 훈련을 시켰다. 물론 오후 훈련에도, 야간 개인 훈련도 시키면서 빨리 팀의 기둥이 안정될 수 있도록 시간날 때 마다 혹독하게 조련했다.
한달여 만에 그녀는 정말 새로운 선수로 탄생했다. 팀의 주전으로 완전히 자리매김하면서 팀의 5연승도 이끌었다.
바로 IBK기업은행 주전 세터 김하경 이야기이다. 그런데 또 한번 김하경에게 정말 ‘별의 순간’이 다가왔다.
지난 6일 세자르 여자국가대표팀 감독이 프로배구 여자 5개팀 감독과의 간담회에서 오는 9월 세계 선수권에 나갈 국가대표 16명의 명단을 제시했다.
거기에 세터 3명의 명단에 당당히 김하경 이름도 포함돼 있었다. 세자르 감독이 김하경을 세터로 국가대표로 선발한 것이다. 후보에서 팀의 주전으로, 이제는 여자 국가대표팀의 세터로 정말 8개월만에 신데렐라가 된 순간이다.
그러나 정말 개인적인 영광이지만 김하경과 김호철 감독은 고민에 빠졌다고 한다. 현장에서 명단을 받았을 때 김호철 감독은 세자르 감독에게 물었다고 한다 “김하경에 대해서 잘 아느냐”고.
세자르 감독은 “영상을 통해 3경기 뛰는 것을 봤다”며 김하경을 픽업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호철 감독은 다시한번 “세계선수권에 데리고 갈 것인가”라고 물었지만 세자르 감독은 확답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왜나햐면 지금 세자르 감독은 세계 선수권 대회 엔트리 14명을 선발한 것이 아니라 16명을 선발했고 세터는 3명을 뽑았다. 분명한 것은 3명중 한명이 탈락하면 김하경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세계선수권에 출전하더라도 8월1일 합류하는 소속 팀 외국인 선수와는 전혀 호흡을 맞추지 못하고 V리그에 돌입해야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그렇다보면 또 다시 시행착오를 겪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김호철감독은 “국가의 부름을 받는 이상 보내줘야 할 것 같다”면서도 “14명에 포함되지 못해도, 포함되더라도 팀으로서도 김하경 개인적으로도 큰일이다. 이제 정말 한 시즌 믿고 맡길 정도의 실력을 갖춰나가고 있는 상황인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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