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팀의 모두가 같은 곳을 바라보는 그라운드. 그러나 혼자 다른 곳을 바라보는 선수가 있다. 바로 그라운드 위의 감독이자 팀을 지휘하는 '야전 사령관'인 포수다. 야구는 투수의 투구 이전에 포수의 사인으로부터 시작한다. 포수는 누구보다 특별하고 중요한 포지션이다.
KBO는 11일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기술위원회를 발표했다. 염경엽 해설위원이 위원장의 중책을 맡으며 조범현 전 감독과 양상문, 이승엽, 심재학 해설위원에 이어 김선우, 장성호 해설위원이 새롭게 합류했다. 기술위원회는 앞으로 감독 후보를 정하고 최상의 선수단을 구성하기 위해 힘을 쏟을 예정이다.
2017년 이후 무려 6년 만에 개최되는 WBC는 2023년 3월부터 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한국은 일본, 중국, 호주, 예선 진출팀과 함께 B조에 포함, 2023년 3월 10일부터 일본 도쿄돔에서 조별 라운드 일정을 소화한다. 조별 라운드를 1~2위 의 성적으로 마칠 경우 도쿄돔에서 8강전을 진행, 4강부터는 미국 플로리다주 론디포파크에서 경기를 치른다.
지난 2017 WBC에서 예선 탈락, 2020 도쿄올림픽 4위에 머무르는 등 국제 대회의 부진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에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나 선수 구성이다. WBC의 경우 조부모의 국적으로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기용 가능한 선수단 풀은 그 어떤 대회보다도 넓다. 하지만 반드시 한국 선수로 구성이 되는 포지션이 있다. 바로 포수다.
포수는 기본적으로 수비력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수비력에는 블로킹과 송구 능력도 포함이 되지만, 투수들과의 호흡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타격 능력까지 뒷받침이 된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 포수가 한국 선수로 구성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로는 투수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것도 있지만, 현재 조부모까지 폭을 넓혀도 포수를 맡을 수 있는 자원이 없기 때문이다.
오는 2023년 열리는 WBC에서는 '뉴페이스' 안방마님을 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물론 144경기의 페넌트레이스가 한창 진행 중이다. 시즌이 끝났을 때의 성적과 국제대회를 비롯한 큰 경기에서의 경험, 선수의 몸 상태 등 고려해야 할 요소는 많다. 그러나 도쿄올림픽 당시 포수들의 타격 부진으로 대표팀은 이미 한 차례 고전한 바 있다. 타격 성적을 고려한다면,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
KBO리그를 대표하고,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한 양의지(NC)의 경우에는 대표팀 합류가 유력하다. 양의지는 예년에 비해 타격 성적이 크게 떨어져 있는 상황이지만, 올해 71경기에서 59안타 9홈런 42타점 타율 0.252 OPS 0.789로 포수 중에서는 여전히 리그 최상위권이다. 경기 운영, 투수와 호흡, 타격 능력에도 국내 최고로 손꼽히기 때문에 주전으로 마스크를 쓸 가능성이 높다.
양의지와 함께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는 강민호가 올해 부침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뉴페이스'는 백업 포수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현재까지의 성적으로 누가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을까. 일단 후보로는 박세혁(두산), 박동원(KIA), 최재훈(한화), 장성우(KT), 유강남(LG), 김태군(삼성)가 있다. 하지만 '뉴페이스' 중에서의 몇몇 선수들의 성적은 조금은 아쉽다.
좌타자라는 이점과 발이 빠른 장점을 갖춘 박세혁은 타율 0.233(49안타), 공격형 포수 박동원도 타율 0.229(9홈런 50안타), 출루 능력이 뛰어난 최재훈은 타율 0.217(1홈런 49안타), 유강남 또한 타율 0.245(4홈런 62안타)에 불과하다.
현재 성적만 놓고보면 장성우, 김태군이 가장 유력하다. 장성우는 올해 71경기에 58안타 12홈런 타율 0.267 OPS 0.834로 10개구단 포수 중 가장 뛰어나다. 지난해에는 KT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큰 공을 세우기도 했다. 김태군 또한 타율 0.336 OPS 0.811을 기록 중이며, 국제대회 경험도 있다.
물론 현 시점에서 모든 것을 단정지을 수는 없다. 코로나19로 개최가 연기됐지만, 야구계는 최근 아시안게임 대표팀 포수를 두고 고심에 빠진 바 있다. 국제대회 경쟁력 재고를 위해 자체적으로 대표팀 승선 연령 제한을 두자 한 경기를 믿고 맡길만한 '주전급' 포수가 없었던 까닭이다. 향후 대표팀 안방을 책임질 젊은 포수의 발굴이 필요한 상황인 만큼 완전히 새로운 '영건'이 깜짝 발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양의지 외에 새 얼굴이 등장할 가능성은 그 어떤 대회보다 높다. 누가 새롭게 대표팀에 승선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장성우, 김태군, 박세혁, 유강남, 박동원, 양의지.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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