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3루타를 치고도 기분 좋은 것보다 그동안 안 됐던 것만 생각났다.”
KIA 멀티내야수 류지혁은 백업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불규칙적인 기회를 잘 살렸다. 4월 말 박찬호가 잠시 이탈하자 주전 3루수를 꿰차더니 박찬호가 5월 초에 돌아오자 김도영을 밀어내고 3루수를 지켰다.
5월까지는 KIA 최고 내야수였다. 4월 타율 0.339 1홈런 10타점, 5월 타율 0.324 1홈런 10타점이었다. 그러나 기온이 올라간 6월에 곤두박칠 쳤다. 20경기서 65타수 10안타 타율 0.154 4타점 6득점에 그쳤다.
결국 6월 말부터 서서히 김도영과 기회를 양분하더니 2일 인천 SSG전 이후 개점휴업에 들어갔다. 류지혁은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하다 10일 광주 한화전에 오랜만에 출전했다. 0-3으로 뒤진 7회말 1사 1,2루서 장시환의 151km 한가운데 패스트볼을 회심의 2타점 3루타로 연결, 존재감을 발휘했다.
그러나 3루를 밟은 류지혁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팬들과 동료로부터 박수를 받았지만, 정작 본인은 경기 후 “너무 힘들었다. 3루에 가니 기분 좋은 것보다 그동안 내가 안 됐던 것만 생각났다”라고 했다.
스윙 자체는 만족했다. 류지혁은 “그 스윙은 지난 두 달 통틀어 가장 좋은 스윙이었다”라고 했다. 그럼에도 잘 안 됐던 것만 떠올랐다고 말하는 것으로 보면, 그동안 타격이 안 풀려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
류지혁은 “내 타격을 내 마음에 들게 치려고 했다. 득점권이라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계속 그동안 해왔던대로 하자고 되뇌었다”라고 했다. 어느 순간 잃은 자신의 타격리듬을 되찾으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왜 류지혁은 4~5월 좋았던 리듬을 잃었던 것일까. “'1~2경기 안타가 안 나오니 의욕만 앞섰다. 몸에 힘만 들어가고 스프링캠프 때 한 것을 다 잃었다. 닥치는대로 하다 보니 안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했다.
체력문제는 아니라고 했다. 6월 시행착오를 통해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찾았다. 그리고 터닝포인트가 될 만한 타격을 선보였다. 류지혁은 “영원한 주전은 없다. 언젠가 감이 안 좋아질 수 있으니까. 잘하는 사람이 나가는 것이다”라고 했다.
3루타 한 방이 류지혁에게 터닝포인트가 될까. 당분간 그의 스윙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역시 야구는 참 어려운 스포츠다.
[류지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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