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한혁승 기자] 푸이그가 '쿠팡맨' 이정후의 월드시리즈 '빠던' 주문을 받자마자 당일 경기에서 로켓 완료했다. [한혁승의 포톡(Photo talk)]
타자가 타격 후 방망이를 던지는 행동을 '배트 플립'이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빠따 던지기'를 줄여 '빠던'이라고 많이 부른다.
12일 인천 SSG 랜더스 필드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SSG 랜더스 경기 전 훈련에서 이정후는 푸이그에게 특별한 타격 세리머니를 주문했다.
이정후가 푸이그와 함께 몸을 풀다 타격 폼을 재연하며 배트 풀립 동작을 취했다. 푸이그의 전담 통역사를 통해 전달된 내용은 이정후가 푸이그에게 월드시리즈 '빠던'을 해보면 어떻게냐고 권한 것이다. 푸이그는 이정후가 보고 싶어 했던 '빠던' 주문을 당일 보여줬다.
▲ 훈련중 이정후가 푸이그의 어깨를 치며 부르고 있다.
▲ 타격 폼을 취하는 이정후.
▲ 이어진 배트 플립 포즈를 취하며 푸이그에게 월드시리즈 '빠던' 세리머니를 권하고 있다.
SSG 선발 노경은이 완벽한 투구로 노히트 경기를 이어가던 경기 5회초 1사 타석에 들어선 푸이그가 바깥쪽 낮은 직구를 타격해 비거리 120m 솔로 홈런을 쳤다. 한참을 타구를 바라보던 푸이그는 공이 넘어가자 그제야 한 손에 들고 있던 배트를 멀리 던지며 이정후가 그렇게도 보고 싶어했던 '빠던'을 보여줬다. 이 홈런으로 키움은 동점을 만들며 경기를 리셋했다.
푸이그는 배트 플립 등 화려한 세리머니로 '야생마'란 별명을 얻었다. 메이저리그 시절 푸이그의 배트 플립은 특별한 주목을 받았다. 그 이유는 미국과 한국에서의 배트 플립 인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홈런 뒤 배트 플립은 상대 투수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다는 이유로 금기시되고 있는 타자의 불분율이다.
▲ 5회초 1사 동점 솔로 홈런을 친 푸이그가 이정후가 보여 달라는 '빠던'을 보여주는 순간.
반면 KBO리그에서 배트 플립은 타격 후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야구 팬들을 즐겁게 하는 홈런 세리머니로 인식된다. 이러한 양 리그의 야구 문화의 차이로 미국에서는 한국의 '빠던'을 특별한 야구 문화로 화제가 됐다. 그래서 KBO에서의 배트 플립 영상을 모아 메이저리그 사이트에서 소개하기도 했다.
▲ '쿠팡맨' 정후 봤지? 이정후의 주문을 로켓 완료한 푸이그.
이정후가 말하는 푸이그의 월드시리즈 '빠던'은 어떤 장면이었을까. 아마도 푸이그 자신이 뽑은 최고의 홈런에서 나온 '빠던'이었을 것이다. 푸이그는 자신의 인생 최고의 홈런을 2018년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서 터트린 3점 홈런이라고 했다. 이 홈런 후 푸이그는 메이저리그에서 금기시되는 '배트 플립'을 했고 홈런을 내준 투수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는 글러브를 마운드에 내팽개쳤다.
▲ 이정후 '진짜 보여줬네'.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푸이그와 이야기를 나누며 기뻐하는 이정후.
한편 멋진 '빠던'을 보여준 푸이그가 더그아웃으로 들어오자 이정후는 푸이그와 한참을 웃으며 대화를 나눴다.
팬들의 주문을 정확한 홈런으로 배달해 준 쿠팡맨 이정후, 그런 이정후의 주문을 당일 로켓 완료로 보여준 푸이그. 승패를 떠나 팬들에게 줄거움을 주는 두 선수다.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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