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안 해!" 케인·요리스 등 토트넘 3명, 취재진 거절 후 퇴근

[마이데일리 = 서울월드컵경기장 이현호 기자] 토트넘 주축 선수 3명이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고 버스에 몸을 실었다.

토트넘은 1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에서 팀K리그와 맞붙었다. 결과는 토트넘의 6-3 대승. 최전력으로 나선 토트넘과 단 1일 발맞춘 팀K리그의 맞대결은 토트넘의 승리로 끝났다.

이날 토트넘은 손흥민이 2골, 해리 케인이 2골을 넣었다. 이외에도 에릭 다이어가 1골을 넣었고, 김진혁(대구FC)의 자책골까지 이어져 토트넘이 6골을 몰아쳤다. 팀K리그에서는 조규성, 라스, 아마노가 연속골을 넣었다. 직관한 6만 4천여 팬들의 호응처럼 훈훈한 분위기로 경기를 마쳤다.

경기 종료 후 선수단 라커룸에서 팀 버스까지 이동하는 통로에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이 설치됐다.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은 물론 K리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등 모든 공식 대회에서 지정하는 공식 취재 구역이다. 이 안에서는 취재진의 질문에 선수들이 답해야 한다.

대회 주최사에 따라 인터뷰를 거절하는 선수는 징계를 받기도 한다. 취재진의 인터뷰에 응답하는 걸 축구 팬들과의 소통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참고로 2019년 여름, 유벤투스 소속이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한국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말없이 빠져나갔다.

토트넘 선수단 중 가장 먼저 짐을 싸서 팀 버스로 향한 데얀 쿨루셉스키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러자 쿨루셉스키는 “미안하다. 컨디션이 안 좋다”며 버스에 올라탔다. 이날 쿨루셉스키는 단 1분도 뛰지 않았다.

뒤이어 토트넘 핵심 공격수이자 이날 2골을 넣은 케인이 믹스트존을 통과했다. 케인 역시 한국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손바닥을 펼쳐 보이며 “노(No)”를 외쳤다. 토트넘 주장 요리스 또한 같은 제스처와 함께 “미안하다”라고 말하며 퇴장했다.

이번 이벤트매치 대행사 팀트웰브 측 관계자는 “공식 대회가 아니어서 믹스트존 인터뷰가 선수들에게 의무는 아니다. 궁금한 게 있어도 양해해 달라”고 토트넘 대신 입장을 밝혔다.

인터뷰에 응한 선수들도 있다. 벤 데이비스, 맷 도허티, 올리버 스킵, 손흥민은 국내외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성실히 답했다. 데이비스는 “저는 경기에 안 뛰었지만 경기장 분위기가 환상적이었다”면서 “부상 때문에 결장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한국 팬들 앞에서 토트넘 소속으로 뛸 수 있어 행복했다. 팀K리그 수준이 너무 높았다”고 들려줬다. 또한 “페널티킥(PK)을 제가 찬 건 예정된 게 아니다. 케인이 양보해줬다. 지금은 새로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는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팀K리그 선수들은 모두 취재진 인터뷰 요청에 응했다. 주장 김진수를 포함해 주민규, 정태욱, 백승호, 권창훈, 양현준, 김영광, 김동민, 이기제 등이 인터뷰를 마치고 퇴근했다. 심지어 기자회견장에서 수많은 질문에 답한 김상식 감독도 믹스트존에서 취재진 인터뷰에 성실히 답했다.

[사진 = 이현호 기자]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