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선발과 구원은 완전히 달랐다.
승부의 세계에서 초보는 없다지만 초보 감독 김종국의 '선발투수의 구원 등판'이라는 승부수는 실패로 돌아갔다.
KIA 김종국 감독은 LG 트윈스와의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을 "매 경기 총력으로 나서는 포스트시즌처럼 하겠다"라며 포부를 밝혔다. 그럴 만도 한 게 KIA는 7월 들어 8연패에 빠지며 상위권팀들과의 게임차가 많이 벌어졌다. 그래서 김종국 감독은 마지막 3연전을 꼭 위닝시리즈로 만들어 게임차를 줄이고 싶었다.
12일 경기는 손쉽게 승리했다. 양현종의 6이닝 무실점 호투와 김도영의 홈런을 앞세워 LG를 7-1로 격파했다. 이날 경기에서 KIA는 확실한 승리를 위해 9회말 장현식까지 등판시키며 총력전을 벌였다.
그리고 14일 경기에서는 선발투수로만 등판했던 이의리를 구원 등판시키는 승부수를 띄었다. 지난해 데뷔한 이의리는 올 시즌까지 총 36경기에서 선발로만 등판했다. 이날이 데뷔 첫 구원 등판이었다. 파노니에 이어 이의리를 연달아 붙이는 1+1 전략을 가동한 것이다. 하지만 생각처럼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김종국 감독은 0-3로 뒤진 5회말 1사 2루 김현수 타석 때 이의리를 구원 등판시켰다. 여기서 더 이상 실점을 하면 추격하기 어려워진다고 판단을 했지만 선발투수로만 뛰었던 투수가 구원 등판한다는 건 말처럼 쉽지 않았다.
선발은 등판 간격이 일정하게 정해진 반면 불펜은 상황에 따라 출전 여부가 시시각각 변한다. 따라서 몸을 준비하는 루틴이 다르다. 평소와 다른 루틴이 어색했는지 이의리는 자기 공을 던지지 못했고 채은성에게 1타점 2루타를 후속 타자 오지환에게 1타점 적시타를 연이어 맞고 고개를 떨궜다.
사실 마운드에서 오를 때부터 이의리는 표정은 어딘지 모르게 어색했다. 얼굴에는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었다. 이상함을 감지한 KIA는 서재응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이의리를 다독거렸지만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던 그의 공은 평소와 달랐다.
최근 무서운 타격감을 자랑하던 LG 타자들은 평소와 다른 이의리의 공을 쉽게 공략했다. 적극적인 타격으로 이의리를 상대로 1⅔이닝 동안 3점을 뽑아내며 승리를 굳혔다.
김종국 감독의 회심의 카드는 이렇게 실패했고 결국 LG에 2-6으로 패하며 시즌 전적 42승 40패 1무로 전반기를 5위로 마쳤다.
[데뷔 첫 구원 등판을 했지만 부진한 모습을 보인 이의리.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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