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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선동열급 ERA를 무너뜨렸다.
키움 좌완 김재웅은 올 시즌 KBO리그 최고 좌완 불펜이다. 5월13일 KT전부터 7월1일 한화전까지 23경기 연속 무실점했다. 1일 경기 직후 김재웅의 평균자책점은 0.70까지 내려갔다. ‘선동열급’ ERA라는 얘기가 나온 이유다.
김재웅은 신장은 작지만 타점이 높고, 수직무브먼트가 좋다. 구속보다 구위가 좋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의 위력도 상당하다. 때문에 올 시즌 좌우타자를 가리지 않고 압도한다. 키움이 전반기 2위를 질주한 건, 김재웅이 8회에 고정돼 경기 종반의 흐름을 장악한 게 결정적이다.
그런 김재웅이 14일 SSG와의 전반기 최종전서 왼손타자에게 시즌 처음으로 홈런을 맞았다. 주인공은 SSG 왼손거포 기대주 전의산. 전의산은 3-1로 앞선 8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김재웅의 몸쪽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우중월 쐐기 솔로포를 터트렸다.
김재웅은 8일 고척 NC전에 이어 최근 2경기 연속 실점했다. 특히 전의산에게 홈런 한 방을 맞는 바람에 시즌 평균자책점이 0.91서 1.11로 올랐다. 선동열급 평균자책점에 대한 정의는 명확하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0점대로 통용된다. 선 감독은 현역 시절 다섯 차례 규정이닝을 채우면서 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김재웅이 다시 0점대에 진입하기 위해선 후반기에 힘을 내야 한다.
전의산도 데뷔 후 왼손투수에게 처음으로 홈런을 터트린 것이었다. 전의산은 6월 초 1군에 합류, 트리플A 홈런왕 케빈 크론을 집으로 보내 버릴 정도로 엄청난 잠재력을 보여줬다. 저연차답지 않게 패스트볼 타이밍에 맞춰 타격을 준비하다 변화구를 공략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한 방이 있으면서 애버리지까지 관리할 수 있는 스타일이다.
그런 전의산의 최대약점은 왼손투수 공략이다. 좌타자는 우타자에 비해 좌투수가 내는 손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짧다. 이날도 6회 이승호의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그러나 왼손투수에게 처음으로 뽑아낸 홈런의 희생양이 올 시즌 최고 왼손불펜이라는 게 흥미롭다.
이 한 방으로 전의산이 왼손투수 약점이 해결됐다고 보긴 어렵다. 여전히 전의산의 좌투수 성적은 17타수 2안타 타율 0.118 1홈런 2타점 4득점. 그래도 상대가 최고 왼손 불펜투수이니 자신감을 얻는 계기는 됐다.
전의산은 “약점이 나온 것이다. 좌투수를 더 많이 경험해봐야 한다. 투수가 누구든 자신 있게 내 스윙을 해야 한다. 추신수, 한유섬, 박성한, 최지훈 선배님의 타격(왼손타자들)을 유심히 본다. 도움도 많이 받는다”라고 했다.
4회에는 우완 정찬헌을 상대로 결승 투런포를 터트렸다. 전반기 28경기서 91타수 31안타 타율 0.341 7홈런 24타점 19득점 OPS 1.098 득점권타율 0.481. 기대이상의 성적이다. 본인도 1군 붙박이 멤버가 될 것이라고 생각도 하지 않았다. 1루 수비도 수준급. 이젠 붙박이 주전 1루수다.
전의산은 “매일 새롭고 즐겁고 재미있다.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가면 즐기려고 한다. 신인왕 생각은 하지 않고 시즌 끝까지 똑같은 마음으로 할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하려고 한다. 타점 찬스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1루 수비도 경기 전에 연습을 많이 한다”라고 했다.
[전의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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