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세계적인 전기차 대회가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 열린다. 이 과정에서 애꿎은 야구팬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 서울시가 프로야구를 진정으로 아끼고 생각한다면, 발 빠른 후속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서울시는 오는 8월 10일부터 14일까지 5일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을 중심으로 서울 전역에서 '서울페스타 2022(SEOUL FESTA 2022)'를 개최한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서울페스타 2022의 메인은 '2022 서울 E-프리'로 세계 최대 전기차 경주대회로 8월 13~14일 이틀간 잠실종합운동장 일대에서 열린다. 당초 E-프리는 2020년 열릴 에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올해 열리게 됐다.
세계적인 전기차 대회가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려 서울을 전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KBO리그 팬들에게는 이번 '서울 E-프리' 대회가 그리 달갑지는 않다. 이 대회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기간 동안 잠실종합운동장 내의 주차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서울 E-프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잠실종합운동장 인근으로는 전기차들이 달리는 트랙을 설치해야 한다. 그리고 이 기간에는 잠실종합운동장 서문을 제외한 모든 출입구가 막힌다. 또한 잠실종합운동장 내 대부분의 주차 시설 이용이 불가능해진다.
서울시체육시설관리사업소는 잠실종합운동장 곳곳에 "서울 페스타 2022 행사를 위한 공사 등으로 인해 차량통제를 실시하오니 대중교통을 이용해 주시기 바라며 협조에 감사드린다"는 현수막과 함께 7월 18일부터 8월 31일까지 주차가 불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치열한 순위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KBO리그를 '직관'하려는 팬들은 무려 한 달 이상의 기간 동안 강제적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어린 아이를 포함한 가족 단위 관람객 역시 예외는 없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되면서 KBO리그가 인기를 되찾는 과정 속에 이같은 불편함은 야구 인기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불볕더위에 차량 이용까지 막힌 팬들은 야구장 대신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릴 수도 있다. 겨우 열리고 있던 팬들의 지갑이 다시 닫힐 위기다.
물론 세계적인 축제의 개최 유무에서 파생되는 경제적인 요소와 서울시의 홍보 효과 등 선한 기능은 많다. 그러나 이를 위해 일각으로 일방적인 불편을 떠넘겨서는 안 된다. 프로야구는 국내 최대 프로스포츠로서 수많은 서울시민을 포함해 많은 국민들이 즐기는 종목이다. 이들의 불편을 미리 헤아리지 못한 배려 부족은 분명 아쉬운 부분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4월 허구연 KBO 총재와 만남을 갖고 새 야구장 건립을 비롯한 다양한 야구계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간담회를 가졌다. 서울 연고의 팀이 우승을 한다면, 거리 환영회를 검토하겠다는 의견을 낼 정도로 좋은 분위기가 형성됐다. 하지만 세계적인 축제 앞에서 서울시는 프로야구팬들을 등한시하고 있다.
'서울페스타 2022'가 열리기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았다. 프로야구 팬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다면, 무작정 대중교통 이용을 권고하기에 앞서 하루빨리 대안 방안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 서울 잠실구장.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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