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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외국인 타자 DJ 피터스와 결별을 택했다. 지난해 딕슨 마차도와 성적을 비교하면 터무니 없이 아쉬운 성적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여전히 가을 야구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롯데는 18일 "DJ 피터스에 대한 웨이버 공시를 KBO에 요청했다"며 "구단은 대체 외국인 선수를 빠른 시일 내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롯데는 올 시즌에 앞서 내야를 탄탄하게 지키던 딕슨 마차도와 결별을 택했다. 이유는 명확했다. 롯데 선수단 내에 파이어볼러가 증가하면서 외야 뜬공 비율이 높아졌다는 것이 이유였다. 롯데는 이 과정에서 사직구장의 외야를 넓히는 대대적인 공사에 착수했다. 내야 전체를 포수 백네트 쪽으로 당기고 외야를 크게 넓혔다.
롯데는 외야를 넓힘과 동시에 수비력이 뛰어난 선수를 영입했다. 바로 DJ 피터스였다. 하지만 실망감은 컸다. 롯데는 메이저리그 시절부터 컨택 능력이 떨어졌던 피터스를 '이적금액'까지 주면서 영입했다. 145km 이상의 빠른 볼에는 약점을 갖고 있지만, 이하의 공에는 충분히 대처가 가능하다는 평가였다. 그러나 롯데의 시선은 잘못됐다.
피터스는 구속에 상관없이 KBO리그 대부분 투수들을 상대로 약한 모습을 보였다. 좌, 우, 사이드암을 불문하고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언제든 한 방을 때려낼 수 있는 힘도 아쉬운 컨택 능력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올 시즌 성적은 85경기에서 72안타 13홈런 48타점 타율 0.228 OPS 0.701에 불과했다.
외야 수비 또한 리그 최정상으로 불리기에는 한참 아쉬웠다. 큰 키를 활용해 머리 위로 넘어가는 타구를 잡아내는 장면은 종종 돋보였다. 하지만 가속도가 붙기 전에는 타구를 잡아낼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컸다. 수비력이 나쁜 편도 아니었지만, 결국 좋지도 않았다. 방망이에 대한 아쉬움을 상쇄하는 것은 무리였다.
지난해 딕슨 마차도와 비교해도 성적은 크게 아쉽다. 마차도는 지난해 피터스와 같은 85경기를 소화한 시점에서 85안타 4홈런 37타점 타율 0.275 OPS 0.735를 기록했다. 타율은 무려 5푼 가까이 높았고, OPS 또한 3푼 이상 뛰어났다. 마차도가 KBO리그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냈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적어도 피터스와 같은 경기를 치렀을 때를 비교하면 성적은 월등히 뛰어났다.
롯데가 외국인 타자 교체를 감행한 배경은 아직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롯데는 4연승으로 전반기를 마감하면서 5위 KIA 타이거즈와 4경기 차로 줄였다.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 과감한 선택을 한 것이다.
롯데는 현재 새로운 외국인 타자와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빠르면 19일 내에 공식 발표가 이루어질 수도 있다. 새로운 외국인 선수 또한 포지션은 외야수. 피터스 영입 실패를 탓하기에는 현재가 더 중요하다. 롯데가 새 외국인 타자 영입과 함께 반등을 꾀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DJ 피터스.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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