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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션 겸 방송인 유희열.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뮤지션 겸 방송인 유희열의 표절 논란과 관련해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네티즌들이 표절이 아닌 곡들을 표절로 몰아가며 광기를 보이는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놨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정 평론가는 18일 트위터에 장문의 글을 게시해 이처럼 주장했다. 정 평론가는 유희열이 이날 발표한 입장문을 트위터에 공유한 뒤 “논란이 필요 이상으로 과열되는 것 같아 괜히 보태고 싶지 않았지만, 인터넷을 떠도는 표절 의혹에 공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유희열은 13년여간 진행해 온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 하차 소식을 전하며 “표절 의혹에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상당수의 의혹이 각자의 견해이고 해석일 수 있으나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밝혔다. 다만 “이런 논란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제 자신을 더 엄격히 살피겠다”고 했다.
정 평론가 역시 “코드 진행 일부가 겹친다고 해서 표절이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원곡자의 문제 제기가 있었다면 모를까, 찰나의 음표 진행 몇 개가 겹치는 것도 표절이 되지 않는다”며 “높낮이와 속도를 조정해서 비슷하게 들리는 곡 또한 마찬가지다. 내 귀에 비슷하게 들린다고, 내 기분이 나쁘다고 표절이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문제가 된 ‘아주 사적인 밤’과 ‘aqua’의 경우, 유희열과 류이치 사카모토의 말처럼 ‘메인 테마의 유사성’이 느껴지는 정도다. 말 그대로 메인 테마가 닮았다는 것이다. 이 역시 표절과는 다르다. 그렇기에 원곡자 역시 유사한 것은 인정하나 표절은 아니며 후속 조치가 필요치 않다고 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 평론가는 “원곡자가 확인한 사안을 두고 제3자가 왈가왈부할 필요도 없고, 별 의미도 없다. ‘8마디가 흐트러짐 없이 똑같다’는 말을 구태여 하는 건 스스로 우스워지는 꼴일 뿐만 아니라 원곡자를 모욕하는 것이기도 하다”며 “위 말의 당사자인 김태원 씨는 작가로서 두 곡의 8마디가 똑같다는 말에 책임질 수 있나”고 반문했다.
앞서 그룹 부활의 멤버이자 싱어송라이터인 김태원은 유희열의 표절 논란과 관련해 “표절은 병”이라고 하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정 평론가는 “하지만 그의 말과는 달리 실제로 두 곡의 8마디는 결코 똑같지 않다. 일부 다른 부분이 있다. 그래서 원곡자도 돌려보낸 것”이라며 “닮았다는 말과 ‘흐트러짐 없이 똑같다’는 말의 무게감은 천지 차이다. 김태원 씨는 음악인으로서 치명적인 말실수를 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유희열의 대응이 그래서 아쉽다”며 “일부 닮은 부분은 있지만 서로 다른 곡이라는 것을 분명히 해야 했다. ‘순수 창작물로 생각했지만 두 곡의 유사성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식으로 말하니 마치 표절을 인정한 것 인양 기사들이 퍼졌다. 여기서부터 이미 바로잡긴 어려워졌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네티즌은 그 즉시 그동안 자신의 귀에 비슷하게 들리던 곡들을 끌고 와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며 “일부 비슷하게 들리는 곡도 있었지만, 그저 비슷하게 들릴 뿐 표절이라고 할 만큼 일치하는 곡은 없었다. 원곡자가 문제를 제기한다면 모르겠으나, 그 정도 유사성으로 권리 다툼까지 가는 경우는 드물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주 사적인 밤’의 유사성까진 인정하나, 지금 제기된 의혹 중 상당수는 네티즌의 광기처럼 느껴진다. 애초에 이렇게까지 올 일이 아니었다”며 “표절은 명백히 법적 문제다. 표절이 아닌 곡들을 내 귀에 의거해 표절로 몰아가는 행위에 공감하기 어렵다. 이쯤에선 소동이 마무리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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