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목동 박승환 기자] '최고 155km'의 강속구를 뿌리며 프로 스카우트 앞에서 무력 시위를 펼쳤다. 원하는 결과가 뒤따르지는 않았지만, KBO리그에서 성공을 거둔 뒤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서울고 김서현은 20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충암고와 16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투구수 87구, 7피안타 2볼넷 6탈삼진 3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이날 서울고는 충암고에 1-5로 무릎을 꿇으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김서현의 투구는 시선을 사로잡을 만했다. 이날 김서현은 직구 최고 155km, 평균 152km의 빠른 볼을 뿌리며 목동구장을 찾은 스카우트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경기 내용도 썩 나쁘지 않았다. 김서현은 1회 시작부터 1사 1, 2루의 실점 위기 상황에도 불구하고 충암고 타선을 묶어내며 무실점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2회에는 두 개의 삼진을 곁들였고, 3회도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으며 위력적인 투구를 뽐냈다.
타선의 도움도 받으며 순항하던 김서현은 4회 아쉬운 수비 두 번에 발목을 잡혔다. 4회초 무사 1루. 충암고 박채울의 번트 타구가 투수 방면으로 높게 떠올랐다. 침착하게 플레이를 이어갔다면, 주자를 잡아낼 수 있었으나, 타구를 잡아내지 못한데 이어 아쉬운 송구까지 이어져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다.
김서현은 스코어링 포지션에 놓이자 급격하게 흔들렸다. 그리고 이충헌에게 볼넷을 내주며 1사 만루에 몰렸다. 김서현은 김민석에게 중견수 뜬공 유도에 성공하며 아웃카운트와 1점을 맞바꿨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또 아쉬운 수비가 나왔다. 중견수 송구가 백네트 쪽으로 빠지면서 주자들이 한 베이스씩 진루했다.
김서현은 이어지는 2사 2, 3루에서 이성현에게 우익수 앞쪽에 안타를 맞았고, 두 명의 주자가 모두 홈을 밟으며 3실점째를 기록했다. 김서현은 큰 위기를 넘긴 후 6회초 1사까지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하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결국 패전의 멍에를 썼다.
김서현은 경기가 끝난 뒤 "내가 가장 부족했다. 점수를 준 것과 초반에 번트 수비를 하면서 실수를 했던 것이 아쉽다. 대회 초반에는 잘했던 것 같은데, 경기를 치르면서 팀이 전체적으로 지친 것 같다"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뛰어난 재능은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괜히 김서현이 신인 드래프트 '최대어'라고 불리는 것이 아니었다. '라이벌' 심준석(덕수고)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김서현은 KBO리그에서 성공을 거둔 뒤 미국 무대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서현은 "한국에서 크게 성공을 한 뒤 미국에서 성공하고 싶다"며 "일단 한국에서 먼저 성공을 거두는 것이 나만의 방식이다. 어떤 팀이든 지명을 해준다면 가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좋은 재능을 갖춘 만큼 높은 순번의 지명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프로 무대를 밟는 것은 남은 대회를 마친 후에 준비하겠다는 것이 김서현의 설명이다. 그는 "높은 라운드는 당연히 욕심이 난다. 하지만 지금은 대회가 중요하기 때문에 대회만 신경을 쓰겠다. 프로에서 뛰는 것은 대회가 끝나고 준비 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고 선발투수 김서현이 20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진행된 '제77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 대회' 서울고와 충암고의 경기에서 1회말 투구를 마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 = 목동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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