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제 우진이가 나가면 질 것 같지가 않아요.”
키움 홍원기 감독은 전반기 내내 안우진 얘기가 나올 때마다 구속과 탈삼진 등 특정 요소에 지나친 스포트라이트가 쏠리는 걸 경계했다. 오직 안우진이 키움을 대표하는 ‘에이스’로 성장하길 바랐다.
그래서 구속보다 완급조절, 탈삼진보다 효율적인 투구수 관리를 강조했다. 이 두 가지는 긴 이닝을 강력하고 안정적으로 먹을 수 있는 기본적인 장치, 즉 진정한 에이스의 덕목이다. 2000년대 한국야구 에이스 3대장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김광현(SSG 랜더스), 양현종(KIA 타이거즈)은 경기운영능력의 달인들이다.
기본적으로 경험이 쌓여야 하는 부분이다. 그런 점에서 이제 풀타임 선발 첫 시즌을 보내는 안우진에게 가혹한(?) 요구일 수도 있다. 그러나 안우진은 올 시즌 경기운영능력이 상당히 발전했다. 패스트볼과 변화구 모두 커맨드가 되기 시작하면서 단순히 타자를 ‘겁주던’ 투수에서 ‘압도하는’투수로 진화했다. 어떻게 보면 정말 성장속도가 빠르다.
송신영 투수코치는 안우진이 그라운드 밖에서부터 승부욕이 대단하며, 개인운동도 충실히 하고, 몸 자체가 유연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른바 ‘몸 스피드’가 빠른 케이스. 타고난 재능에 노력이 더해지니 류현진급의 실링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어쩌면 안우진의 전반기에 가장 큰 소득은 키움 동료들과 나머지 9개 구단에 자신이 에이스가 됐다는 걸 알린 것이다. 이제 키움 선수들은 ‘안우진 효과’를 체감하기 시작했다. 간판스타 이정후는 지난 16일 올스타전을 앞두고 “이제 우진이가 나가면 질 것 같지 않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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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문고 시절부터 등 뒤에서 안우진의 투구를 지켜봤던 이정후다. 이정후는 작년까지만 해도 안우진이 경기 중 기복이 심한 구간이 있었으며, 불안했다고 솔직히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이젠 “KBO 최고투수”라고 했다.
이정후의 발언은 의미가 크다. 타자입장에서 우리 팀에 에이스가 나왔다고 생각하면, 공수에서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갖는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1~2점으로 막아주겠지’라고 생각하니 홀가분하게 타석에 들어설 수 있고, 실제 좋은 결과를 내는 경우가 많다.
안우진은 전반기 17경기 중 13경기서 퀄리티스타트를 수립했다. 그 중 8경기서 7이닝 이상 2자책 이하 초특급 퀄리티스타트를 했다. 키움은 그 8경기서 모두 이겼다. 심지어 7승은 안우진이 직접 챙겼다.
안우진은 이제 동료에게 믿음을 주고, 안정감을 주는 에이스가 됐다. 이미 9개 구단은 안우진이 나온다고 하면 부담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여전히 ‘해볼 만하다’는 정서는 강하지만, 안우진은 마운드에서 직접 9개 구단 타자들에게 절망감을 안긴다. 22일 후반기 첫 경기서 11연패를 끊어야 하는 삼성도 갑갑할 수밖에 없다. 안우진은 22일 고척 삼성전 선발등판이 확실시된다.
[안우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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