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나를 보러 오는 팬이 많은데, 웬만하면 경기에 나가야죠.”
키움 슈퍼스타 이정후가 의외의 고백을 했다.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을 마치고 “솔직히 아직도 체력관리가 힘들다. 페이스 조절이 힘들다. 끌어올리는 법도 잘 모르겠다. 못 치면 어쩔 수 없고 잘 칠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라고 했다.
이정후는 프로 6년차다. 매해 엄청난 발전을 거듭하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로 거듭났다. 메이저리그 진출도 예약했다. 미국에서 어느 팀에 어떤 대우를 받고 계약해 언제 성공하느냐의 이슈만 남아있다.
그런 이정후가 막상 체력 및 페이스 조절이 어렵다니. 의외의 고백이다. 사실 7월 11경기서 타율 0.194 1홈런 5타점 2득점으로 극도의 부진에 시달렸다. 이유가 있었다. 6일 잠실 두산전서 곽빈의 투구에 팔꿈치를 맞은 뒤 미세하게 타격밸런스가 흔들렸다.
이정후는 “그렇다고 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미세하게 밸런스가 흐트러졌다. 사실 타자는 사이클이 있다. 못 치면 어쩔 수 없고, 잘 칠 때까지 기다린다”라고 했다. 2021시즌 막판을 기점으로 특유의 몸통 스윙을 완벽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며 애버리지와 장타를 동시에 잡았다. 잘 안 맞는다고 해서 훈련 루틴을 바꾸지 않는다.
일희일비하지 않는 것이다. 이정후는 “훈련루틴을 똑같이 해서 좋은 날이 더 많았다”라고 했다. 여기서 눈에 띄는 건 체력 및 페이스 조절이 힘들지만, 그렇다고 해서 조급해하는 등 멘탈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정후는 “잘 치는 날이 있으면 못 치는 날이 있다. 나는 잘 맞을 때 몰아 칠 수 있으니 괜찮다”라고 했다. 컨디션이 좋을 때 몰아치며 스탯을 관리하고 팀에 공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팽배하다. 자신만의 타격 노하우가 명확하니, 페이스 조절이 힘들고 체력관리가 어려워도 애버리지를 회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144경기 출전을 최대의 미덕으로 생각한다. 체력관리가 어렵고 페이스 조절을 못해도 팬들을 위해, 그리고 팀을 위해 최대한 경기에 나가는 게 맞다는 생각이다. 당장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계속 출전하면서 언젠가 타격 사이클이 올라올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의 경우 이미 2경기에 결장하면서 전 경기 출전에 실패했다. 신인이던 2017시즌을 제외하면 한 번도 전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이정후는 이게 아쉽다. 그래서 “통제한다고 해서 부상을 안 당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통제할 수 있는 선에선 최대한 몸 관리를 잘 해야 한다”라고 했다.
팬 퍼스트 마인드가 대단하다. 이정후는 “예전에는 아프면 빠질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젠 팀에서의 위치도 있고 해서 빠지기 싫다. 내가 받는 연봉이 많다. 팬들은 나를 보러 오는데 웬만하면 나가야 한다”라고 했다.
사실 안 맞는다고 해서 경기에 안 나가면 반등도 없다. 자꾸 실전서 부딪혀야 타격 사이클도 올릴 수 있다. 이정후는 “경기에 나가지 못하면 더 많은 안타를 칠 기회를 놓치는 것이다. 그게 아깝다. 경기에 나가야 컨디션이 좋을 때 더 몰아칠 수 있다”라고 했다.
과거 이정후는 브룩스 레일리(탬파베이 레이스)가 롯데에서 뛸 때 종종 선발라인업에서 빠졌다. 레일리 상대 성적이 나쁘고, 레일리 상대 이후 몇 경기의 데이터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나는 KIA 장정석 단장님(당시 키움 감독)에게 무조건 나가고 싶다고 했다. 그때는 레일리 상대 이후 안 좋았다는 데이터를 보여준 단장님의 말대로 했는데, 상성이 안 맞아도 무조건 경기는 나가야 한다”라고 했다.
매일매일 최선을 다하는 타격천재는 인위적으로 체력, 페이스를 관리하는 방법을 모른다. 그러나 자신만의 타격 매커니즘, 노하우가 명확하니 144경기 출전 욕심을 내는 건 당연하다. 이미 올 시즌 2경기에 결장했으니, 후반기에 더 이상 빠지지 않는 게 이정후의 새로운 목표다.
[이정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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