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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광주 무등산을 등반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전국 주요 도시를 돌며 지지자들을 만나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1일 전북 전주를 찾았다.
이 대표는 이날 참석자들과 대화하며 “다들 왜 내가 힘들 거라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며 걱정 말라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자신이 도입한 공직 후보자 자격시험(PPAT) 등이 없어질 거란 우려에 대해 “한번 정착된 제도는 쉽게 고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광주, 목포, 순천에 이어 이날 다시 전주를 찾은 것은 자신의 브랜드인 ‘서진정책’을 강조하려는 행보로 보인다.
복수의 참석자들의 말을 인용한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 근처의 한 분식집에서 당원 및 지지자 40여명과 만나 모임을 가지며 이같이 말했다.
청색 반바지에 칼라티의 편한 복장으로 나타난 이 대표는 테이블을 옮겨 다니며 참석자들과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참석자들은 이 대표가 등장하자 박수로 그를 맞이했다.
이 대표는 전날인 20일에는 강원 원주 일정이 외부에 알려지자 취소하고 충북 충주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잠행 중 발언이 정치적인 의미로 해석되는 것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전주에 기존 당원협의회 등 활동하시는 분들에게 따로 연락을 안 드리고 왔다”며 “(전북도당위원장인) 정운천 의원도 여기에 오는 부담을 안 드리려고 따로 말하지 않았다. 자리를 옮겨 다니며 얘기를 듣겠다”고 말했다.
식당 안을 가득 채운 참석자들은 이 대표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대화를 나눴다. 참석자들은 이날 모임을 마친 뒤 기자와 만나 이 대표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한 공지문을 보고 신청해 참석 알림을 받았다고 했다.
참석자 대다수는 2030 남성이었다. 이 대표는 모임이 종료된 뒤 참석자들과 일일이 사진을 찍고 인사를 나눴다.
이 대표는 참석자들이 당 윤리위원회 징계 후 힘들지 않냐고 걱정하자 “다들 왜 힘들거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을 걱정하는 지지자들을 안심시키고, 현재의 위기에 굴하지 않고 대표 복귀 등 정치 경로를 이어가겠다는 자신감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가 추진한 개혁들이 당내에서 퇴보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한번 정착된 제도는 쉽게 고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이준석 지우기’ 시도에도 불구하고 PPAT, 대변인 토론 배틀 선발 등의 제도가 유지되리라 본 것이다. 지난 대선 기간 공개 일정을 취소하고 잠행에 들어간 데 대해선 “많은 사람들이 저를 얕잡아보고 젊어서 욱해서 그런다는데 저는 욱한 적이 한번도 없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 대표가 이날 전주를 찾은 것은 그간 강조해온 ‘서진정책’을 꾸준히 실천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 대표는 잠행 중 제주, 목포, 순천, 광주, 진주, 창원, 부산, 춘천 등을 찾았다. 일정 중 반 정도를 호남지역의 도시를 찾는 데 할애한 셈이다.
이 대표는 잠행 중이던 지난 13일에도 6일 동안의 침묵을 깨고 광주를 찾았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는 당시 “광주에 했던 약속들(의 실현)이 조금 늦어질 뿐 잊지 않겠다”고 전했다.
참석자들의 환영과 달리 거리에서 만난 지역 청년들의 이 대표에 대한 의견은 사뭇 달랐다. 전주지역 청년들은 이 대표의 호남에 대한 진정성이 아직은 체감되지 않는다며 성비위 의혹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전주에서 대학을 다니는 진모씨(23)는 이날 기자와 만나 “성상납 의혹이 터지기 전에는 깬 사람이고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저 그렇게 보인다”며 “호남을 많이 찾는다고 하는데 주위 사람들과 얘기해봐도 별로 달라지는 게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주에 사는 허나영씨(22)도 “성상납으로 징계를 받은 상태이니 당의 명예를 생각해서라도 좀 자숙의 시간을 더 가지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이 대표의 호남에 대한 발언이) 신뢰가 안 간다. 보수 정권 시절 호남 발전이 너무 안 이뤄져서 이번 정권도 똑같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북대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김영준씨(24)는 “남녀 사이를 갈라놓는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서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며 “여성가족부 폐지도 불필요하다고 생각했고 20대 남녀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게 좀 그렇게 느껴졌다. 광주에 복합쇼핑몰을 짓겠다는 것도 아직까지 크게 와닿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윤리위 징계를 받은 것이 기성 정치인의 견제로 인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김씨는 “이 대표는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당 대표가 됐던 느낌이었는데 대통령이 되고 나니 당에서 필요 없는 카드라고 느껴져서 이렇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취업 준비 중인 조모씨(30)는 “윤석열과 ‘윤핵관’들에게 찍혀서 팽 당한 게 아닌가 싶다”며 “둥글둥글하지가 않아서 나이 많은 사람들이 봤을 때는 아니꼽게 보일 것 같다. ‘어린 놈이 까부네’라는 생각으로 한 번 혼내주려고 한 걸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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