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난 된다고 본다.”
키움 간판스타 이정후는 타격에 대한 자부심을 굳이 숨기지 않는다. 2021시즌 막판 완벽하게 자리잡은 특유의 몸통스윙으로 애버리지와 장타를 동시에 잡았다. 강한 타구속도를 바탕으로 인플레이타구타율을 높이는 매커니즘이라고 확신한다.
실제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이정후는 약점을 보이는 코스, 구종이 거의 없다. 물론 여느 타자처럼 시야에서 먼 바깥쪽 높고 낮은 공이나 2스트라이크 이후 애버리지는 다소 떨어진다. 그러나 이건 모든 타자에게 해당되며, 오히려 이정후는 덜 약하다. 높은 공이든 낮은 공이든 시야에서 멀어지든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오는 모든 공을 안타로 연결할 수 있는 타자다.
이정후는 올해 홈런생산능력이 부쩍 좋아졌다. 전반기에만 15홈런을 쳤다. 25홈런 페이스지만 본인은 홈런보다 강한타구 생산에 집중한다. 22일 후반기 첫 경기(삼성)서도 2안타를 날렸다. 지금의 타격 매커니즘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후에도 고수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이정후를 오랫동안 지켜보고 지도한 강병식 타격코치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강병식 코치에게 22일 고척 삼성전을 앞두고 이정후가 지금의 타격 매커니즘을 고수해도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는지 묻자 “난 된다고(성공한다) 본다”라고 했다.
강 코치는 “신인 시절에 비해 임팩트 순간에 싣는 힘이 엄청나게 좋아졌다. 몸의 움직임, 선구안, 배트 스피드 등을 감안할 때 정후가 메이저리그에서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라고 했다. 단, 강 코치는 “메이저리그에 가면 처음에는 고전할 수 있다”라고 했다.
이정후가 매년 꾸준히 잘하는 건 KBO리그 투수들에 대한 적응이 완벽하게 돼 있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반면 메이저리그에서 상대해야 할 투수는 이정후가 중계방송이나 유튜브를 통해서만 봤을 뿐이다.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강 코치 생각이다.
그러나 그 어려움 역시 극복할 것이라고 봤다. 여기서 강 코치는 이정후의 숨은 장점 하나를 언급했다. 기억력이다. “정후가 공에 대한 기억력이 좋다. 한 번 봤던 공은 엄청나게 기억을 잘 한다. 그래서 두 번 안 당한다”라고 했다.
타자라면 누구나 투수 고유의 구종에 대한 적응이 중요하다. 기억력이 좋은 이정후는 투수가 구사하는 공의 특성을 잘 기억하기 때문에 대처능력이 좋은 장점이 있다. 강 코치는 “메이저리그에 가도 투수를 두 번째로 상대하면 그 공은 칠 가능성이 크다”라고 했다.
지금도 놀랍기만 한 이정후가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을 놀라게 할 수도 있다. 강 코치는 “나도 운이 좋은 사람이다. 이렇게 훌륭한 타자와 같이 하는 게 영광이다”라고 했다.
[이정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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