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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하성이 형에게 물어봐야 하나.”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출전 의사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아직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WBC의 세부규정, 대회 요강을 발표하지 않았다. 그러나 오타니가 이도류를 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마침 한국과 일본이 1라운드 B조에 함께 편성됐다. 한국, 일본, 중국, 호주, 예선통과국으로 구성됐다. 내년 3월9일부터 13일까지 일본 도쿄돔에서 1라운드를 치른다. 1라운드 1~2위팀이 올라가는 2라운드 역시 내년 3월15~16일에 도쿄돔에서 갖는다.
즉, 오타니가 1라운드부터 출전할 경우 한국과의 맞대결에 모습을 드러낸다. 어쩌면 오타니가 한국전서 선발 등판하고 타석에도 들어서는 ‘이도류’를 할 수도 있다. 일본도 1라운드서는 한국이 최대 난적이다. 때문에 오타니를 선발투수로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흥미로운 매치업 하나가 성사된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천재타자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와 오타니의 맞대결이다. 두 사람은 투타 충돌에 이어 타자로도 승부를 겨룬다. 2023시즌 후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이정후에게도 상당히 중요한 무대다.
이정후에 대한 메이저리그 아시아 스카우트들의 평가는 일찌감치 끝났다. 현재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이정후를 그저 체크하고 관리하는 수준일 뿐이다. 그들 역시 이정후가 공개적으로 메이저리그에 가겠다고 선언한 걸 알고 있다.
즉, 이정후가 오타니를 상대로 한국야구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도전하는 경기다. 개인적으로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쇼케이스다. 지난 21일 후반기 대비훈련을 마친 이정후에게 이 얘기를 꺼내자 “일본은 어떤 투수가 나와도 강하다. 내년에 국가대표에 뽑히면 준비를 잘 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정후는 달변가다. 그러나 오타니 얘기가 나오자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사실 내년 WBC 출전이 확정된 것도 아닌데(물론 WBC 대표팀에 안 뽑힐 가능성은 제로다) 미리 어떻다 저렇다 말하긴 어렵다. 분명한 건 이정후는 준비된 타자라는 점이다.
키움 강병식 타격코치는 22일 고척 삼성전을 앞두고 “정후는 지금처럼만 하면 메이저리그에 가도 성공할 수 있다. 난 된다고 본다”라고 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10승을 예약한 오타니를 상대로 결정적인 한 방이라도 친다면,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사람들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받을 수 있다. 꼭 오타니가 아니라도, 톱 메이저리거가 총출동하는 대회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는 상당히 중요하다.
물론 도쿄올림픽 4위로 자존심을 구긴 한국야구도 이정후가 타선을 이끌어야 한다. 이정후는 “아직은 먼 얘기다. 시즌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 일단 내일 선발투수만 생각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이 형에게 물어봐야 하나”라고 했다.
[이정후(위), 오타니(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AFPBBNEWS]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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