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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코미디언 미자가 숨겨왔던 아픔을 고백했다.
22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서는 코미디언 미자가 어머니 배우 전성애와 함께 출연, 솔직하게 고민을 이야기했다.
이날 전성애는 "자기가 먼저 연락을 잘 안 하는 것 같다. 친구들 연락이 와야지 한다. 밖에 나가서 내성적이다. 집에서는 엄청 외향적이고 까불이다. 아버지하고 맨날 장난치고. 그런데 왜 밖에 나가면 한 마디 못하고 그렇게 어려운 시간을 겪었을까"라고 딸 미자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학교 다닐 때까지는 엄청 외향적이었다. 대학 다닐 때도 그림 그릴 때 옆에 카운슬링하려고 친구들이 있었다고 한다. 너무 웃겨서 코미디언 하라는 이야기를 엄청 들었다. 고등학생 때도 선생님들이 얘를 그렇게 예뻐했다. 친구들도 많았다. 언제부터 얘가 사람을 피하기 시작했나 싶다"고 의아함을 드러냈다.
미자는 "왜 이렇게 밖에 나가면 작아지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나가기가 싫다. 나는 평생 혼자 살고 싶었다. 나중에 무인도 같은 데 가서 그림 그리면서. 그 이야기를 어머니한테 자주 했는데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사람 없이 어떻게 사느냐'고 이야기했다"며 "나는 사람의 필요성을 잘 못 느끼고 사실 혼자 있는 게 익숙하다. 다 같이 밥 먹으고 하하호호 잘 맞춘다. 그렇게 하지만 내 마음을 진짜 주는 사람은 없다"고 털어놨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전성애 선생님이 따님에 대해서 인간관계가 너무 좁은 것, 밖에 나가면 다른 사람한테 너무 맞춰주는 걸 걱정하셨다. 실제로 미자 씨는 다른 사람한테 맞춰주는 편이냐"고 물었다. 미자는 "네. 내 의견 같은 걸 말해본 적이 없다. 아무리 친한 친구가 '뭐 먹고 싶어서?' 했을 때 내 의견을 말해본 적이 없다"며 "별로 가고 싶지 않은 상대들이 '해외여행 같이 가자' 했을 때 빠져나갈 곳이 없으면 일주일 씩 갔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또한 미자는 "갈등이 있으면 못 견딘다. 누가 나 때문에 조금이라도 기분이 나쁘거나 표정이 변하면 그거에 며칠 밤을 못 잔다. 언제부터 그렇게 됐는지 모르겠는데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든 일이고 스트레스다"고 토로했다. 그러자 전성애는 "이런 이야기를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얘가 코미디언 생활을 하면서 너무 힘든 시절을 겪었다"고 이야기를 꺼냈다.
전성애는 "공채로 들어가긴 했지만 개그를 계속했던 친구하고 (미술 전공인) 얘는 너무 동떨어져 있었다. 그래서 거기서 너무 왕따를 심하게 당했다. 들어보면 '어떻게 이런 걸 감당을 했나'하는 에피소드도 있었다. 중간에 못 견뎌서 나와서 집에서 한 2, 3년을 죽은 아이처럼 암흑 속에서 살았다"며 가슴 아팠던 시간을 회상했다.
이에 미자는 "코미디언을 그만하겠다, 더 이상 견딜 수가 없다며 집에 왔는데 나는 오히려 홀가분할 줄 알았다. 그런데 그때부터 우울증이 시작돼서 3년 정도는 아예 그 누구도 만난 적도 없고 연락한 적도 없었다. 아예 거실도 나가질 않았다"며 여러 차례 극단적 시도를 했음을 고백했다.
그러면서 "아빠한테 가장 큰 불효를 했다. 아빠한테 '나 죽여달라'며 칼을 드렸던 기억이 있다. 정말 미쳐 날뛰면서 '제발 날 죽여달라'고 했던 게 아직도 생생하다"며 고백했다.
오은영 박사는 "정신과 의사가 보기에는 미자 씨가 겪었던 그 2, 3년은 꽤 심한 우울증 상태라고 보시는 게 맞다. 우울증의 대표적인 증상이 아무것도 안 하고 싶고 모든 의욕이 없고 흥미가 없고 죽고 싶은 생각이 들고. 나는 우주의 한 먼지 같은 존재인 것 같고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 같고. 나 자신과 내 주변과 나의 미래는 다 비관적이고 좋아지지 않을 것 같고. 이런 다양한 증상들은 경험한다. 상당히 힘든 그리고 꽤 증상이 분명한 우울 상태라고 나는 본다"고 진단했다.
이어 "누구 탓이 아니라, 누구 한 사람, 어떤 일 하나 때문이 아니라. 코미디언 생활을 하면서 뭐가 제일 괴로웠느냐. 어떤 것 때문에 많이 힘들었느냐"고 물었다.
미자는 "대인관계가 가장 힘들었다. 내가 내 이야기를 못 한다. 그 전에 있을 때도 아버지가 K사 성우였는데 빽으로 왔다는 소문이 났다. 이야기를 해야 했다. '우리 아빠는 나 개그 하는 거 별로 안 좋아했고 관심도 없고 그럴 힘도 없어. 그랬다는 증거 있어? 난 우리 부모님 걸고 그런 적 없어' 해야 하는데 나는 안 한다"며 "그냥 나만 견디면 시간이 지나면 알려지겠지 했다. 굳이 말을 해서 그 친구가 와서 싸움이 나고 일이 커지고. 그럴 에너지도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누가 뭐라고 하면 '미안해, 미안해'하면 넘어갈 줄 알았다. 그런데 점점 커지더라. 내가 나쁜 사람이 되고 잘못한 사람이 됐다. 그래서 가는 곳마다 그런 일들이 많이 있다"며 "상상은 많이 한다. 눈 감고 집어던지고 부수고 나를 괴롭히는 사람들을 소파로 다 던지고 깨부수고 코피 터트리고. 너무 괴롭고 내가 죽을 것 같으니까. 상상 속에서는 500번씩 죽였다. 그런데 한 마디를 못 한다"며 울먹였다.
오은영 박사는 "그런 상황에서는 화나고 분노하는 게 당연하다. 이러한 미자 씨 우울의 기저에는 화와 분노가 있다. 이걸 표현을 못 하고 꽉 마음 안에 갖고 있는데 이것이 우울증을 유발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모두 들은 박나래는 "10년 전에 만났을 때 그런 일이 있고 그 뒤에 만났다. 나는 내 나름대로 언니랑 친해지려고 노력했다. 언니가 솔직히 연락도 잘 안 한다. 나중에 '언니 왜 연락을 잘 안 해?'하고 물어봤다. 내 시간을 뺏는 것 같아서 미안하다고 하더라. '나는 언니가 좋아서 만나는 건데 왜 내 시간을 뺏는다고 생각하느냐, 왜 자꾸 언니는 사과만 하느냐. 사과하지 마'라고 했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만나면 너무 즐거운데 사실은 속 이야기를 잘 안 한다. 항상 내가 먼저 연락하고, 먼저 연락은 안 와도 보자고 하면 단 한 번도 거절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언니가 사람 만나는 걸 이렇게 극도로 힘들어하는지 몰랐다"며 "이 이야기를 듣고 굉장히 마음이 불편했다. 내가 이렇게 힘들어하는 사람을 억지로 끄집어내고 우리 집에 불러냈나 싶어서 마음이 너무 불편했다"고 미안함을 전했다.
그러나 미자는 "아니다. 나는 나래가 나한테 은인이다. 내가 정말 3년을 아예 사람을 다 끊고 죽음밖에 없었다. 정말 힘들 때 3년 만에 공연을 잠깐 하게 된 적이 있었다. 3년 만에 세상 밖에 나가서 너무 무서웠다. 구석에서 떨고 있는데 나래가 계속 나한테 말을 걸어줬다. 언니 나오라고. 혼자 있지 말라고. 사람들 오면 인사시키고. 나는 그냥 다 무서웠다"며 고개를 저었다.
또한 미자는 "제일 고마운 게 나를 싫어하는 몇몇이 나를 안 좋게 이야기했다더라. 그런데 나래가 '난 본 것만 믿는다. 근데 우리 언니는 내가 공연하면서나 지금 쭉 봤는데 정말 좋은 사람이다. 나한테 안 좋게 이야기하지 마'라고 했다고 한다. 누구한테 그런 이야기를 처음 들어봤다"며 "나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었고 구석에서 있는 애였는데 내 편에서 이야기해줬다더라. 그게 너무 고맙고, 우리 가족들도 은인으로 생각하고 있다. 내가 우울증 그 긴 시간에서 나온 게 나래 덕분이다. 계속 세상과 연결해주려 했다"고 눈물을 흘렸다.
오은영 박사는 "나래 씨가 보니까 그냥 인간 미자를 믿어주고 신뢰하고 존중하고 따뜻한 사랑으로 잘 대해줬다. 정말 애정을 담은, 인간의 따뜻함을 보여줬다. 정말 잘하셨다. 사람으로 상처받고 마음 안에 담고 있으면서 생겼던 우울증을 나래라는 한 인간이 가지고 있는 따뜻함과 애정으로 굉장히 큰 도움을 줬다. 마음이 훈훈해진다"며 칭찬했다. 미자 또한 "나래 같은 사람만 있으면 참 좋겠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한편 미자는 성우 겸 배우 장광과 배우 전성애의 딸이다. 지난 2009년 MBC 19기 공채 코미디언으로 데뷔했다. 지난 3월 코미디언 김태현과 서울 모처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사진 =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방송 캡처]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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