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끝판대장' 오승환(40·삼성)이 누구인가. KBO 리그 역대 1위인 통산 357세이브를 거두고 있는 '살아 있는 전설'로 일본프로야구에서 80세이브, 메이저리그에서 42세이브를 축적해 한·미·일 통산 479세이브를 달성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마무리투수다. 당분간 오승환에 필적할 커리어를 가진 마무리투수를 만나기 어려울 것이다.
지난 해에도 39세의 나이에 세이브 44개를 따내면서 건재함을 과시한 오승환. 그런데 올해는 그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세이브 18개를 수확했지만 평균자책점은 4.05로 마무리투수로서는 낙제점에 가깝고 블론세이브도 벌써 4개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은 12연패로 구단 역사상 최다 연패에 빠져 있는데 오승환의 부진도 그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오승환은 6일 대구 LG전에서 9-9 동점이던 9회초 유강남에게 결승 홈런을 맞았다. 무엇보다 유강남의 타구가 파울 폴 꼭대기를 강타하면서 '천하의 오승환'을 향한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142km 직구를 몸쪽으로 바짝 붙였는데도 큼지막한 타구를 맞았으니 그 충격이 더했다.
또 한번 충격적인 장면은 바로 9일 대구 SSG전에서 나왔다. 삼성의 8회초 2사 1,2루 위기. 그래도 오승환은 9-5라는 리드를 안고 나왔으니 이번엔 막을 확률이 높아 보였다. 그런데 김성현, 추신수, 최지훈에게 3연속 볼넷을 허용하면서 밀어내기로만 2명이 득점하는 장면을 지켜봐야 했고 여기에 박성한에게는 중월 싹쓸이 3루타를 맞아 9-10 역전을 내주고 망연자실했다.
12일 수원 KT전도 마찬가지. 오승환은 삼성이 3-2로 앞선 9회말 구원 등판했지만 배정대와 앤서니 알포드에게 백투백 홈런을 맞고 무너지고 말았다. 오승환이 백투백 홈런을 맞은 것은 프로 데뷔 후 두 번째이며 연속 블론세이브 경기는 생애 처음이었다.
오승환은 올스타전에서도 휴식을 요청하며 후반기를 위해 칼을 갈았지만 후반기 첫 경기인 22일 고척 키움전에서 또 한번 사고를 쳤다. 삼성이 9회초 김재성과 강민호의 2루타 2방으로 2-1 역전에 성공했지만 그 기쁨은 오래 가지 않았다. 오승환은 등판하자마자 송성문에게 우월 솔로홈런을 맞고 3연속 블론세이브를 저지르고 말았다. 삼성은 연장 11회 접전 끝에 2-3 역전패를 당했고 그렇게 12연패의 수모를 겪어야 했다.
오승환이 최근 결정적인 타구를 맞은 장면을 보면 직구 구속이 140km 초반대에 머물렀다는 공통점이 있다. 오른쪽 발목 부상을 겪으면서 공에 힘이 실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젠 불혹에 접어든 만큼 150km대 돌직구를 던졌던 과거를 재현하기를 바라는 것은 사치에 가깝다. 그럼에도 오승환의 부진은 충격적이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블론세이브를 했다고 해서 보직 변경을 생각하지 않는다. 부상 때문에 구위가 떨어진 것도 아니다. 팀의 분위기가 떨어져 있다 보니 조심스럽게 던지게 돼 그렇게 된 것 같다"라고 오승환을 감쌌지만 점점 한계가 오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삼성 오승환이 22일 오후 서울 고척동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2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9회말 키움 송성문에게 동점 솔로홈런을 허용한 뒤 아쉬워 하고 있다. 사진 = 고척돔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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