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스케' 유희열, 표절 의혹 속 13년 3개월 마무리 "소중한 무대 이어지길" [종합]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이 600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22일 방송된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600회 특집을 맞아 지난 시간의 뜨거웠던 순간을 추억하고, 라이브 음악 쇼의 진수를 보여주는 '우리들의 여름날'이라는 주제로 꾸며졌다.

이날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2009년 4월 24일 첫 방송 오프닝으로 시작했다. 처음 MC로 나선 유희열은 관객들을 향해 꾸벅 인사한 뒤 피아노 앞에 앉았다. 그리고 약 13년간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스케치북'에 오신 여러분들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저는 유희열입니다"며 인사하는 유희열의 모습이 이어졌다.

오프닝 영상이 끝나고 모습을 드러낸 유희열은 평소와 다름없이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스케치북'에 오신 여러분들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저는 유희열입니다"고 인사했다.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로 유희열을 맞이했다.

이어 유희열은 "오프닝 영상에도 나왔지만 '스케치북'을 시작했을 때 내 나이가 서른아홉이었다. 그때만 해도 삼십 대였는데 벌써 쉰둘이 됐다. 그때로부터 한 13년 3개월이 지나서 오늘로써 '스케치북' 600회를 맞이했다. 이 모든 건 여러분 덕분이다.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600회를 맞은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KBS 심야 음악프로그램 중 가장 긴 시간이었다. 그동안 이 공간을 찾아주셨던 관객분들의 수를 어림잡아 세봤더니 대략, 무려 49만 4,650분이 이곳을 함께해주셨다. 그동안 보내주신 응원에 감사의 의미를 담았다"며 "사실 고백을 하자면 꽤 오래전부터 600회 특집을 준비해왔다. 그래서 오늘만큼은 지난 걱정, 근심들 다 내려놓으시고 가장 환한 얼굴과 뜨거운 박수와 열광적인 함성으로 여러분이 진짜 주인공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오늘 이 방송을 꾸며봤다. 여름날 사계절을 견뎌낸 여러분에게 건네는 마지막 선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유희열은 "우리들의 여름날 시작을 열어줄 분들은 '스케치북'의 가족 같은 분이다. 5년 전 이분들이 '스케치북'에 처음 출연했을 때만 해도 '누구지?', '낯설다' 했던 분들인데 지금은 가장 뜨거운 사랑을 받는 분들이 되셨다. 5년 전 바로 이 자리에 불렀던 그때 그 노래를 오늘 다시 한번 준비해주셨다. 큰 박수로 맞이해달라"며 소개했다.

첫 번째로 무대에 오른 이는 폴킴과 멜로망스. 폴킴과 멜로망스는 5년 전 '스케치북' 첫 출연에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밤편지'와 여름하면 생각나는 대표곡 '파도'를 한 무대에 담았다. 다음으로는 10CM와 헤이즈가 달콤한 목소리로 노래하며 쿨의 '아로하'를 한층 더 로맨틱한 분위기로 선보였다. 밴드 데이브레이크는 대표곡 '좋다'와 '핫 프레시(HOT FRESH)'를 메들리로 꾸며 청량하고 경쾌한 분위기를 선사했다.

무대가 끝난 뒤 유희열은 이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이분들이 다 어떤 분들이냐 하면, 새로운 음악이 나올 때마다 그리고 특집 때 우리가 S.O.S를 치면 제일 먼저 달려와 주시는 분들이다. 이 무대 맨 처음 섰던 것 기억나느냐"고 물었다. 폴킴은 "'스케치북' 첫 무대가 우리의 합동 무대였다. 5년 전이다. 딱 나왔는데 분위기가 싸하더라"고 회상했다. 멜로망스 또한 "아무도 모르실 때"라고 맞장구쳤다. 유희열은 "내가 '앞으로 이 가요계를 이끌어나갈 대단한 인재, 뮤지션'이라고 소개했는데 '하필 왜 내가 오는 주에 저런 분들이 나오지'라는 표정들이 있었다. 지금은 나오자마자 난리가 난다. 모두에게 첫 시작은 있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이어 "우리가 600회를 맞이해서 여러분들의 활약상을 준비해봤다"며 말했다. 이들의 지난 '스케치북' 출연 영상들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진 것. 풋풋한 첫 출연, 지금과는 다른 체형과 특집을 위한 독특한 의상, 성대모사와 댄스 등 고스란히 담겼다. 출연진들은 얼굴을 붉히거나 고개를 숙이며 지난날의 자신을 지켜봤다.

유희열은 "새록새록 다 기억이 난다. 참 긴 시간이었는데 '스케치북'이라는 이름으로 우리가 600회 동안 잘 달려오게 된 건 누구보다 '스케치북을' 아껴주셨던 분들 덕이기도 하고 이분들 덕분에 오랫동안 우리가 음악을 전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감사를 전했다. 이에 데이브레이크는 "600회 동안 달려오시느라 고생 많으셨고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다. 밴드 같은 경우 설 수 있는 무대가 적다. 올 때마다 항상 전날 밤에 잠을 못 이룰 정도로 설레고 더 잘하고 싶고 욕심내고 싶은 무대였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화답했다.

뒤이어 오마이걸 효정, 승희가 상큼한 보컬을 뽐내며 대표적인 여름 캐럴 엄정화의 '페스티벌(Festival)'을 열창,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어 김종국이 '사랑스러워', '굿바디 예스터데이(goodbye yesterday)', '트위스트 킹(Twist King)' 메들리로 분위기를 더욱 달궜다. 효정과 승희의 랩 피처링이 더해져 더욱 에너지틱한 무대를 완성했다.

토크 타임에서 유희열은 효정과 승희에게 "'스케치북'을 위해서 엄정화 씨의 '페스티벌(Festival)'에 이어서 트위스트 킹(Twist King)'에 랩 피처링까지 해주셨다. 따지고 봤더니 김종국 씨가 28년 차 대 선배시더라. 두 분 어떻게 되시느냐"고 물었다. 승희는 "내가 28살이다. 내가 태어날 때 선배님이 데뷔를 하신 것"이라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어 김종국은 즉석에서 짧은 댄스를 선보였다. 효정과 승희가 오마이걸 히트곡 '돌핀(Dolphin)'을 열창하자 김종국 또한 몸은 흔들어 웃음을 자아냈다.

'스케치북' 600회를 위한 특별한 손님도 등장했다. 유희열은 "이번에 모실 분들은 우리들의 여름날을 뜨겁게 그리고 시원하게 행복하게 만들어줬던, 여름 하면 떠오르는 그 노래의 주인공이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 해체 소식이 알려졌었다. 많은 분이 여름마다 아쉬워했다"며 "그런데 오늘 '스케치북'을 위해서 5년 만에 완전체로 한자리에 모여주셨다. 아마 정말 반가워하실 거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들의 여름날. 그 여름, 그 노래. 뜨거운 박수로 맞이해보자"고 소개했다.

무대에 오른 이는 다름아닌 그룹 씨스타. 2017년 씨스타 마지막 활동 이후 5년 만에 처음 선보이는 완전체 무대였다. 이들은 '나혼자 (Alone)', '러빙유(Loving U)', '셰이크 잇(SHAKE IT)', '터치 마이 바디(Touch my body)' 등 히트곡 메들리를 통해 영원한 '서머퀸'임을 입증했다. 무대를 마친 씨스타는 "We the B.E.S.T SISTAR! 안녕하세요, 씨스타입니다"라고 인사해 향수를 더했다.

유희열은 "2016년 6월 4일에 데뷔해서 2017년 6월 4일 7년간의 활동을 마무리했다. 완전체로 자그마치 5년 만에 인사하는 자리가 됐다. 어떠시냐"고 소감을 물었다. 보라는 "너무 신난다"며 기쁨을 표했다. 그러자 유희열은 "솔직히 '스케치북'에서 모이기로 한 이유가 있느냐"고 궁금증을 드러냈다. 소유는 "매년 '스케치북'에 매년 나왔고 새로운 곡이 나오고 활동할 때 마다 항상 첫 무대가 '스케치북'이었다. 사실 여러분도 기억하시겠지만 '스케치북'의 유인원하면 씨스타, 씨스타 하면 유인원이다. 특별한 짤도 만들어주셨다. 우리에게 '스케치북'은 아주 특별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유희열은 "'스케치북'에서 정말 많은 무대를 꾸미셨는데 그중에서 기억에 남는 무대가 있느냐"고 물었다. 보라는 "2014년에 했던 크리스마스 특집. 유인원 분장을 했던 게 우리한테는 정말 임팩트가 세다. 여러분도 세시지 않느냐"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씨스타는 멤버 네 사람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노래 '아이 스웨어(I swear)' 무대로 인사를 남겼다.

드디어 마지막 무대만이 남은 상황. 유희열은 "이 분은 지난 13년을 돌아봤을 때 '스케치북'의 정말 중요한 순간들마다 항상 이 분이 있었고 늘 가장 먼저 달려와주셨던 분이다. 이 분은 목소리가 너무 위대해서 내가 늘 이렇게 소개한다. 우리들의 영원한 '대 거미' 씨를 모시겠다"며 거미를 무대 위로 모셨다. 유희열은 "진짜 바쁘신데, 앞에 스케줄이 있었는데 급하게 끝나자마자 달려와주셨다. 거미씨를 보니까 옛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쭉 지나간다. 특집 ??마다 함께 해주셨다"며 "그중에서 플라이투더스카이는 파리로, 거미는 거미로 나왔던 게 갑자기 기억에 난다. 나비는 나비로, 나는 모기로 나왔다"고 추억을 회상했다.

이어 "오늘 사실 급하게 모시는 바람에 거미 씨에게 노래 한 곡을 부탁드려봤다"고 말했다. 거미는 "너무 고민을 많이 했다. '스케치북'을 13년 3개월 동안 함께해주신 분들이 너무 많다. 훌륭하신 뮤지션 분들, 관객 분들, 희열이 오빠, 저. 모두 그냥 기억해주셨으면 좋겠고 나도 기억하고 싶어서 '기억해줘요 내 모든 날과 그때를'이라는 곡을 준비해봤다"며 "오랫동안 '스케치북' 사랑해주신 시청자 여러분. 나도 애청자로서 너무 아쉽지만 또 좋은 만남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내가 오늘 부를 노래처럼 꼭 여러분의 가슴속에 '유희열의 스케치북' 오래오래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거미의 무대가 끝난 뒤 유희열은 다시 무대에 올랐다. 그는 "자, 이제 인사를 드릴 시간이 왔다. 오늘 600회를 끝으로 여러분들께 마지막 인사를 드리게 됐다. 지난 13년 3개월 동안 이 무대를 꿈꾸면서 찾아와 주신 수많은 뮤지션 분들께 그리고 이 공간을 가득 채워주신 관객 여러분들께, 늦은 시간까지 항상 지켜봐 주신 시청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인사드린다"며 "나는 이렇게 무대 위 조명 아래에서 서 있긴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림자처럼 뛰어다니는 수많은 분들이 계시다. 모든 스태프 여러분께 감사 인사를 드린다"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나는 여기서 인사드리지만 음악인들이 꿈꾸는 이 소중한 무대, 음악 라이브 토크쇼가 거의 없다. 요즘 세상에는 자기의 노래를 발표하고 이야기하는 그런 순간들이 거의 없더라"며 "이 소중한 무대가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도록 여러분이 많이 아껴주시고 응원해주시길 진심으로 부탁드린다. 이 귀한 자리 함께할 수 있어서 진심으로 영광이었다. 지금까지 저는 유희열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유희열의 스케치북' 제작진은 자막을 통해 "음악인들의 꿈을 모두 이뤄줄 순 없었지만 그들의 꿈을 '스케치' 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 '스케치'들이 쌓이고 쌓여 600장의 제법 두꺼운 음악 '책'을 만들 수 있엇습니다. 이 600장의 스케치북을 함께 채워준 495,650명의 관객들과 늦은 시간까지 '유희열의 스케치북'의 음악을 들어주신 시청자 여러분들께 감사합니다. 그동안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한편 지난달 14일 유희열은 "'유희열의 생활음악' 프로젝트 두 번째 트랙인 '아주 사적인 밤'과 류이치 사카모토의 '아쿠아(Aqua)'가 유사하다는 한 분의 제보가 있었다"며 "검토 결과 곡의 메인 테마가 충분히 유사하다는 것에 대해 동의하게 됐다"며 표절을 인정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유희열을 향한 표절 의혹이 연이어 제기됐다.

결국 지난 18일 유희열은 "그동안 쏟아졌던 수많은 상황을 보며 제 자신을 처음부터 다시 돌아보게 됐다. 지난 시간을 부정당한 것 같다는 이야기가 가장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상실감이 얼마나 크실지 감히 헤아리지 못할 정도"라며 고개를 숙였다. 다만 "지금 제기되는 표절 의혹에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올라오는 상당수의 의혹은 각자의 견해이고 해석일 순 있으나 저로서는 받아들이기가 힘든 부분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600회를 끝으로 마무리하려고 한다"며 "프로그램과 제작진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번 주까지 마지막 녹화를 진행하려 한다. 더 이상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남은 책임을 다하겠다"고 '유희열의 스케치북' 하차를 알렸다.

[사진 =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 방송 캡처]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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