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빠른 공은 잘 치는데…”
키움 야시엘 푸이그는 22일 고척 삼성전서 홍원기 감독의 심기를 제대로 건드렸다. 1-0으로 앞선 6회말 선두타자로 등장, 삼성 구원투수 알버트 수아레즈의 2구 슬라이더를 통타, 좌측으로 큰 타구를 날렸다.
그런데 푸이그는 타구를 한참 감상했다. 담장을 넘어갈 것으로 생각했다. 아니었다. 타구는 좌측 담장을 때리고 그라운드에 떨어졌다. 뒤늦게 1루까지 뛰어나갔으나 한 차례 자빠지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때 돌발행동이 나왔다. 다시 일어나자마자 2루 진루를 시도했다. 결과는 아웃. 애당초 주루 시작이 늦었고, 한 차례 넘어지면서 2루까지 가는 건 무리였다. 키움은 이날 우여곡절 끝에 이겼지만, 푸이그의 주루는 명백한 본헤드플레이였다. 실제 8회말 병살타를 날린 뒤 9회초 수비에서 교체됐다.
홍원기 감독은 이례적으로 23일 고척 삼성전을 앞두고 푸이그를 질타했다. 심지어 푸이그를 이날 기용하지 않았다. 본래 항상 전력질주 하는 선수이지만, 사실 전반기에도 한, 두 차례 최선을 다하지 않는 플레이가 지적됐다. 푸이그는 앞으로 어디에서 선수생활을 하든 이 부분은 고쳐야 한다.
그런데 홍 감독만 푸이그에게 자극을 준 게 아니다. 강병식 타격코치도 전반기에 푸이그가 한참 타격이 풀리지 않을 때 ‘팩폭’을 날렸다. 사실 푸이그는 4~6월 내내 부진하다 7월 들어 호조다. 7경기서 29타수 10안타 타율 0.370 1홈런 5타점 1득점.
푸이그의 7월 맹타는 기본적으로 본인의 노력의 결실이다. 다만, 강병식 코치의 채찍과 당근의 영향도 분명히 있었다. 푸이그는 메이저리거 출신 답게 빠른 공 공략은 능숙하다. 그러나 커브 등 느린 변화구를 공략하는데 어려움이 컸다. 강 코치는 지금도 이 약점이 완전히 해결된 건 아니라고 본다.
강 코치는 “본인은 공이 느리다고 했다. 그렇다면 포인트를 앞에 두고 쳐야 하는데 오히려 방망이를 뒤로 돌리면서 내더라. 이걸 설득시키고 이해시키는데 시간이 걸렸다”라고 했다. 예를 들어 파울이 오른쪽으로 나오는 건 문제가 있다고 봤다. 타이밍이 늦어 타구가 우측으로 밀려나갔다는 의미. 우타자 푸이그가 타격 타이밍이 맞아떨어지면 파울을 쳐도 좌측으로 나오는 게 정상이라는 것이다.
강 코치는 “파울이 왼쪽으로 나와야 되는데 ‘너는 오른쪽으로 나오지 않나. 타이밍이 안 맞는 것이다’라고 했다. 본인이 자꾸 공이 느리다고 생각하니 타이밍도 늦는 것이다”라고 했다. 이후 서로 피드백을 주고 받으며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고, 7월 들어 상당히 좋아졌다.
강 코치는 “고무밴드를 다리에 채워 놓고 타격 연습을 하면서 밸런스를 잡았다. 예전 독립리그 등에서 잘 쳤을 때의 영상도 많이 보여줬다. 어쨌든 본인이 예전에 잘 쳤던 그림을 봐야 감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푸이그는 타격감이 올라왔는데 본헤드플레이로 한 경기 결장을 자초했다. 24일 고척 삼성전부터 다시 달려야 한다. 강 코치는 “커터 같은 빠른 공은 잘 치는데 커브 같은 느린 변화구를 잘 칠지는 물음표”라고 했다. 푸이그의 후반기 반격의 해답은 이미 나와있다.
[푸이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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