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마운드 뎁스 끝판왕이다.
2021년을 생각하면 상전벽해다. SSG는 6월 들어 박종훈과 문승원, 외국인투수 아티 르위키가 연쇄적으로 이탈했다. 선발진의 60%가 무너지면서 김원형 감독에게 가혹한 나날이 이어졌다. 2군 자원들을 끌어 모아 버텨냈지만, 선발과 불펜에 차례로 과부하가 걸리며 5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올 시즌은 다르다. 오원석과 이태양은 작년의 선발 경험을 발판 삼아 진일보했다. 베테랑 노경은 영입은 대성공했다. 151억원 사나이 김광현이 돌아왔다. 윌머 폰트는 더욱 강력해졌다. 노경은이 불의의 손 부상으로 전반기 상당 부분을 날렸다. 메이저리그 90승 투수 이반 노바도 실패작이다.
그러나 노경은과 노바의 아픔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뎁스가 강화됐다. 전반기의 기쁨은 아무 것도 아니다. 후반기에 투수 세 명이 합류한다. 전반기 막판에 복귀전을 가진 문승원과 새 외국인투수 숀 모리만도, 복귀전을 앞둔 박종훈까지.
모든 팀은 여름 레이스를 통해 투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는 현상을 겪는다. 그러나 SSG에 이런 어려움은 없을 전망이다. 우선 문승원은 돌아오자마자 불펜으로 갔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노경은도 불펜으로 이동했다.
문승원과 노경은의 불펜 합류는 기존 마무리 서진용에 메인 셋업맨 서동민-김택형 체제의 필승계투조에 큰 도움이 된다. 당장 노경은이 22일 잠실 두산전서 연장에 2이닝을 소화하며 구원승을 따냈다. 이날 문승원도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았다. 두 사람은 선발 경험 덕분에 긴 이닝 소화도 가능하다. 여기에 작년 필승조 출신 장지훈, 최민준, 박민호가 힘을 보탠다.
선발진은 일단 김광현~폰트~이태양~오원석~모리만도로 정비된다. 여기에 박종훈은 돌아오면 무조건 선발진에 합류한다. 여기서 김원형 감독이 또 한 차례 디시전을 한다. 박종훈을 넣고 이태양이나 오원석 중 한 명을 또 불펜으로 돌리거나, 아니면 박종훈을 포함해 6명의 선발투수를 5선발 체제로 가동할 수도 있다.
현재 2위 키움이 6명의 선발투수를 5선발로 돌린다. 한 명씩 돌아가며 1군에서 빼서 열흘간 휴식을 준 뒤 데이터를 감안해 강한 팀을 상대로 복귀한다. 그러면서 계속 로테이션 순번이 조금씩 조정된다. 김원형 감독은 전반기 막판 이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했다.
장기레이스는 마운드 싸움이다. 선수들의 체력이 고갈되는 후반기는 더더욱 그렇다. SSG라고 해서 타선의 등락이 없는 게 아니다. 실제 타선이 안 터진 5월과 6월 일부 구간에 팀이 흔들리기도 했다.
그러나 마운드 뎁스가 후반기에 더 좋아진다. 문승원과 노경은까지 선발투수라고 치면, 이렇게 선발투수가 풍년이던 팀이 근래에 있었을까. 마음만 먹으면 8선발을 돌릴 수 있다. 토미 존 수술 경력의 문승원과 박종훈의 경기력, 모리만도의 KBO리그 적응 및 성공적 안착 여부가 변수다.
이들이 후반기에 SSG 팬들을 배신하지 않는다면, SSG는 사실상 2위 키움과 3위 LG의 추격을 두려워할 이유가 거의 사라진다. 자연스럽게 대권에 가까워진다. 아울러 한국시리즈 우승을 발판 삼아 본업과 야구단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정용진 구단주의 큰 그림도 구체화될 수 있다. 용진이 형의 야망이 끓어오르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다.
[위에서부터 문승원, 모리만도, 박종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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