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전반기 키움을 순위표 2위로 끌어올린 투수들이 한 경기에 동시에 등판했다. 그것도 12연패에 빠진 삼성을 상대로 말이다.
보통 이런 모습은 한국시리즈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다. 팀의 에이스가 선발 등판해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경기 후반 또 다른 에이스가 등판해 마무리 투수까지 연결시키는 장면은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모습이다.
키움 요키시는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했다. 키움은 요키시의 투구수가 100개를 넘어가자 8회부터 불펜 가동을 시작했다. 그런데 구원 등판한 투수가 최원태였다.
모두들 깜짝 놀랐다. 팀도 5-0으로 이기고 있었고 올 시즌 최원태는 선발로만 등판해 7승 3패 평균자책점 3.10을 기록한 팀의 대표 선발투수였기 때문이다. 불펜 등판은 신인 시절이었던 2016년 9월 11일 두산 베어스전 이후 2141일 만이었다. 사실상 불펜 경험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데 왜 최원태가 8회에 갑자기 등판한 것일까? 이유는 최원태의 실전 감각 유지를 위해서였다. 홍원기 감독은 지난 9일 NC전 이후 올스타 브레이크와 선발 로테이션을 이유로 17일 동안 최원태가 등판하지 못하자 불펜으로 실전에 투입시킨 것이었다.
하지만 선발과 불펜은 완전히 다르다. 선발은 등판 간격이 일정하게 정해진 반면 불펜은 상황에 따라 출전 여부가 변한다. 따라서 등판을 준비하는 루틴이 다르다. 평소와 다른 루틴이 어색했는지 최원태는 자기 공을 던지지 못했고 김재성에게 연거푸 4개의 볼을 던지며 흔들렸다. 이후 김현준에게도 볼만 4개를 연거푸 던지며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위기에서 본능적으로 강해졌다. 구자욱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피렐라를 포수 파울 플라이로 정리하고 힘겨웠던 등판을 끝냈다. 그리고 9회 마운드를 김태훈에게 넘겨줬다.
비록 실전 감각 유지를 위한 등판이었다고는 하지만 팀 창단 이후 최악의 연패에 빠진 삼성 입장에서는 얄밉기만 했던 두 명의 에이스 투수 등판이었다. 결국 삼성 타선은 9이닝 동안 단 4개의 안타를 때려내는 데 그치며 0-6으로 패했다. 연패의 숫자는 13으로 늘어났고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총체적 난국이다.
[두 명의 에이스 투수를 상대해야 했던 삼성은 13연패에 빠졌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