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기뻤지만 웃지 못했다.”
삼성이 마침내 13연패서 벗어났다. 24일 고척 키움전서 8-0으로 이겼다. FA 50억원 타자 오재일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오재일은 2회 우선상 2루타와 결승득점, 5회 좌중월 투런포, 6회 3타점 싹쓸이 좌중간 2루타로 3안타 5타점을 생산했다.
그러나 오재일은 웃지 못했다. 13연패 끝에 1승을 거뒀을 뿐, 여전히 팀의 상황이 좋지 않은 걸 알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한국시리즈의 감정까지 떠올랐다고 털어놨다. 6월29일 대구 KT전 이후 25일만에 이겼으니, 너무 힘든 터널이었다.
오재일은 “한달간 너무 힘들었다. 한달 내내 지는 게 처음이니까. 개인성적이 안 나는 것보다 팀이 계속 지니 힘들었다. 브레이크도 불편하게 보냈다. 최대한 연패 생각을 안 하려고 했는데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사실 이날은 본인의 활약에 힘입어 원 사이드한 경기였다. 그러나 오재일은 “연패 중이라 끝날 때까지 긴장감을 놓지 못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시리즈 MVP 받을 때보다 더 긴장됐다. 한국시리즈 마지막 경기 투아웃 이후보다 마음이 더 그랬다”라고 했다.
오재일은 두산 시절이던 2019년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당시 두산은 키움에 1~4차전을 모두 이겼다. 특히 고척 3~4차전은 일방적인 승부였다. 그럼에도 오재일은 매 순간 마음을 졸였다. 승부라는 게 제3자는 스코어가 벌어지면 편하게 볼 수 있지만, 이해 당사자들은 그렇지 않은 듯하다.
삼성은 그만큼 13연패 탈출이 간절했다. 13연패 전에도 몇 차례 연패를 끊을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수비 하나, 실투 하나로 그르친 경기가 적지 않았다. 주축타자 오재일은 그런 순간 하나, 하나가 생각나지 않을 리 없다.
오재일은 “지니까 분위기를 밝게 해보자고 해도 안 되더라. 날도 더우니까 축 처졌다. 모레부터 선수들이 좀 더 과감해질 것 같다. 사실 오늘 홈런은 세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기쁘고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하다”라고 했다.
그러나 오재일은 “기쁘지만 웃을 수 없다. 팬들에게 너무 죄송하다”라고 했다. 삼성 모든 선수가 오재일과 같은 마음이 아닐까.
[오재일. 사진 = 고척돔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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