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드라마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유인식 감독이 우영우 캐릭터 패러디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코리아에서 케이블채널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극본 문지원 연출 유인식)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유인식 감독과 문지원 작가가 참석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의 대형 로펌 생존기를 그렸다. SBS '자이언트',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 1·2', '배가본드'를 연출한 유인식 감독과 영화 '증인'의 문지원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지난 21일 방송된 8회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전국유료가 구 기준 13.1%를 기록하는 등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우영우의 말투와 행동 따라 하는 이들이 등장했다. 이를 두고 '패러디'와 '희화화'라는 갑론을박이 오갔다.
이날 유인식 감독은 "그런 사례가 있다는 기사도 봤고 걱정하시는 분들도 많다. 나 또한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그런 이야기가 편안하지는 않다. 그런데 나는 일상생활이나 유튜브에서 우영우 캐릭터를 따라 하셨던 분들이 '자폐인을 비하하고 싶다' 이런 생각으로는 하지 않으셨을 거로 생각한다. 본인이 사랑하는 캐릭터를 보고 있으면 한 번쯤 따라 해보고 싶을 수 있다"며 조심스레 말했다.
이어 "그런데 우리 드라마 안에서 우영우가 하는 행동은 드라마를 통해서 쭉 쌓아온 맥락 위에서 한 행동이다. 드라마 바깥에서 행동의 어느 순간순간을 따라 하면 또 다른 맥락이 생길 수 있다. 그것이 불특정 다수에게 전해지다 보니 본인의 의도와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그런 점에서 조심스러워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몇 년 전과 지금의 감수성이 다르게 변해가고 있다. 누가 정해서 여기서부터 희화화고 여기서부터 패러디라고 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회적 합의나 시대적 감수성의 차원에서 공론화가 되면서 뭔가 기준점이 생겨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고 설명했다.
유인식 감독은 "사실 그래서 박은빈 배우와도 우영우의 캐릭터와 연기는 우리 드라마 극 바깥에서는 하지 않는 게 좋다고 했다. 박은빈 배우도 인터뷰 때 그런 걸 되게 주의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덧붙였다.
또한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 시청자분들이 어떻게 수용하고 즐기시는지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 의견만 말씀드리자면 전에는 드라마에 잘 등장하지 않던 인물을 소재로 삼아서 만들어냈고 그게 사회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이 됐다"며 "전에는 생각해보지 않았던 문제의식이 생겨나고 있는 것 같다. 이 점에 대해서는 여러 지혜로운 시청자 여러분이 토론이나 공감을 통해서 시대의 기준점을 만들어 가주시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사진 = ENA 제공]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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