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조선의 4번 타자'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의 '은퇴투어'가 성황리에 스타트를 끊었다. 비록 팀 승리와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이대호와 팬들은 한 몸이 된 것처럼 호흡했다.
이대호는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시즌 11차전 원정 맞대결에서 '은퇴투어'를 시작했다. KBO리그에서의 은퇴투어는 '국민타자' 이승엽 이후로는 이대호가 처음이다.
지난 2020년 롯데와 FA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이대호를 '은퇴'를 암시했다. 시간이 흘렀지만, 이대호는 "남자 뱉은 말은 지켜야 한다"고 말하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KBO와 롯데를 제외한 9개 구단은 이대호의 은퇴투어를 진행하기로 결정했고, 지난 16일 올스타전에서 은퇴투어가 본격 시작됐다.
이대호의 은퇴투어는 두산이 먼저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오는 8월 13일 KIA 타이거즈가 바통을 이어받는다. 이후 8월 23일 창원, 8월 28일 인천, 8월 31일 고척, 9월 8일 삼성, 9월 18일 수원, 9월 20일 대전, 9월 22일 잠실 순으로 이대호의 은퇴투어가 진행된다.
지난 2001년 데뷔한 이대호는 지금까지 롯데 팬은 물론 국가대표로 굵직한 족적을 남기며 수많은 야구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왔다. 이대호는 팬들의 과분한 사랑에 보답하고자 롯데 구단도 알지 못하게 '사비 6000여만원'을 들여 '깜짝 선물'을 준비했다.
은퇴투어 행사가 본격 진행되기 전 이대호는 팬들과 호흡하는 시간을 가졌다. 롯데 팬 50명, 두산 팬 50명을 선정해 사인회를 진행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자신이 준비한 '모자'를 팬들에게 나눠줬다. 모자 색상 선택부터 로고 디자인까지 이대호가 모두 손수 준비했다.
팬들은 이대호의 선물에 '감동'한 눈치였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롯데를 응원한 이연화(20)씨와 윤서희(18)씨는 "팬 사인회에 당첨된 사람만 받을 수 있는 모자를 받게 돼 너무 좋다"고 기뻐하면서도 "이대호 선수가 은퇴를 하게 돼 너무 슬프고 아쉽다"고 입을 모았다.
이대호의 은퇴투어는 전풍 두산 사장이 '이천 달항아리'를 선물하는 것으로 시작돼 김태룡 두산 단장과 김태형 감독, 김재환이 꽃다발을 비롯한 선물을 전달했다. 그리고 두산과 롯데 선수들이 모두 그라운드에 모여 기념사진을 촬영하며 이대의 은퇴투어를 빛냈다.
이대호는 "첫 은퇴투어 행사를 준비해 주시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을 것 같다. 또 저를 위해 시간을 내어 찾아와 주신 롯데팬과 두산팬 모두께 감사하고, 이렇게 축하받으며 떠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리고 팬들을 위해 준비한 모자를 두산 선수단에게도 건넸다.
롯데가 28일 잠실 두산전에서 5-8로 패하며 6연패의 늪에 빠졌지만, 아쉬운 경기력에도 불구하고 팬들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설 때면 뜨거운 박수와 힘찬 응원으로 이대호에게 힘을 실었다.
두 번째 타석까지 무안타로 침묵하던 이대호는 세 번째 타석에서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쳐 팬들의 응원에 보답했고, 9회 마지막 타석에서도 적시타를 뽑아내며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경기가 패배로 끝난 상황에서도 팬들은 뜨거운 박수와 환호로 이대호를 격려했고,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던 이대호는 팬들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우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첫 은퇴투어를 마친 이대호는 "팬분들이 그라운드에 나올 때마다 열심히 환호해 주시더라. 기쁘면서도 '이제 이것도 마지막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최대한 인사를 드리고자 했다"며 "남은 시간 야구장에 나올 때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대호는 팬들은 물론 두산 선수단에게 선물과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고, 팬들은 이대호의 활약에 뜨거운 응원을 보내는 등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첫 은퇴투어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롯데 이대호가 2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롯데-두산의 경기에서 8-5로 패배한 뒤 환호하는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롯데 자이언츠 제공]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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