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안우진이 마침내 ‘롤모델’ 김광현(SSG)과 맞상대할 기회를 잡았다. 공교롭게도 시즌 최악의 투구로 자존심을 구긴 직후다.
키움 에이스 안우진이 시즌 최악의 투구를 했다. 28일 수원 KT전서 5⅔이닝 8피안타 4탈삼진 4사사구 8실점하며 시즌 5패(10승)를 당했다. 평균자책점을 1.92까지 내렸으나 2.41로 치솟았다. 순식간에 평균자책점 5위까지 밀렸다.
확실히 평소 같지 않았다. 올 시즌 위기관리능력이 확연하게 좋아졌다. 그러나 이날 주자를 스코어링포지션에 내보낸 뒤 적시타를 맞거나 볼넷을 내주며 오히려 리스크를 키웠다. 평소답지 않게 150km 초~중반 패스트볼이 가운데로 몰리기도 했다.
패스트볼이 평소 같지 않자 5회부터 변화구 비중을 높였다. 그러나 문상철의 컨디션이 너무 좋았다. 이미 2회 150km 패스트볼, 4회 슬라이더를 각각 2루타와 홈런으로 연결했다. 6회에는 152km 패스트볼에 안타를 맞고 기습적으로 2루 도루를 내준 뒤 급격히 흔들렸다. 신본기에게 커브를 던지다 1타점 2루타를 맞은 뒤 급격히 볼이 늘어났다.
결국 연속 볼넷 이후 만루에서 싹쓸이 3타점 3루타를 맞고 시즌 최악의 경기를 마쳤다. 홍원기 감독의 투수교체 타이밍이 늦어 보이기도 했다. 단, 홍 감독으로선 안우진이 에이스로서의 책임감을 발휘해주길 기대했을 수도 있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이런 경기도 나온다. 그 어떤 특급투수도 1년 30경기 이상 모두 7이닝 이상을 2~3실점 이하로 완벽하게 틀어막지 못한다. 예년의 기복을 생각하면, 올 시즌 안우진은 정말 압도적이면서 꾸준하다.
그래서 다음 등판이 중요하다. 재정비, 조정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좋지 않은 투구를 한 뒤 빨리 털어버리고 정상궤도로 돌아오는 것도 에이스의 덕목이다. 결과는 잊되, 내용은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송신영 투수코치, 베테랑 포수 이지영 등의 도움도 중요하다.
운명의 장난인가. 흥미롭다. 정황상 다음 등판은 내달 3일 고척 SSG전이 유력하다. SSG는 그날 151억원 에이스 김광현을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김광현도 28일 인천 LG전(7이닝 4피안타 6탈삼진 1볼넷 3실점)에 나섰다.
안우진은 올 시즌 초반 롤모델이라며, 꼭 넘어보고 싶은 상대로 김광현을 꼽았다. 김광현과 양현종(KIA)을 연구하고 배우겠다면서도 김광현에 대한 승부욕을 좀 더 불태웠다. KBO리그 최고 토종 투수라는 점에서 안우진으로선 밑져야 본전이다.
전반기에 두 사람의 맞대결은 성사되지 못했다. 안우진은 1선발이지만, 김광현은 윌머 폰트 다음 순번에 등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SSG 김원형 감독이 후반기에 김광현을 가장 먼저 내세우면서 극적으로 등판일이 맞물렸다. 내달 3일 고척에서 맞대결이 성사될 듯하다.
키움은 29~31일에 창원 NC전, SSG는 29~31일에 광주 KIA전을 갖는다. 이 3연전이 비로 취소되지만 않으면 김광현과 안우진의 맞대결이 내달 3일에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 단, 키움이 현재 6명의 선발투수를 5선발로 운영하면서 선발등판 순번이 계속 조금씩 조정되는 변수는 있다. 이번주의 경우 타일러 에플러는 등판하지 않는다. 때문에 에플러의 다음 등판 순번에 따라 안우진의 등판이 3일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있긴 하다.
그러나 홍 감독은 올 시즌 대체로 안우진을 엿새만에 꼬박꼬박 등판시켜왔다. 어쩌면 내달 3일 고척 키움-SSG전이 후반기 초반 최고 명승부가 될 수 있다. 대다수 야구팬은 최고투수 김광현과 라이징스타 안우진의 맞대결을 보고 싶어한다.
[안우진(위), 김광현(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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