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42억원 2루수에게 밀리나 했는데…
SSG 베테랑 내야수 김성현(35)은 2014년부터 꼬박꼬박 100경기 이상 출전해왔다. 주전 2루수와 주전 유격수를 번갈아 맡았다. 쉬운 타구에 실수가 잦은 치명적 약점은, 준수한 컨택 능력과 클러치 능력으로 메워왔다. 확실히 유니크한 내야수다.
올 시즌은 오랜만에 백업으로 출발했다. 박성한이 작년을 기점으로 주전 유격수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SSG는 유격수 박성한-2루수 최주환으로 중앙내야를 구축, 근래 들어 가장 짜임새 있다는 평가를 받고 시즌에 들어갔다. 최주환을 2020-2021 FA 시장에서 4년 42억원에 영입한 이유이기도 했다.
역시 야구는 모른다. 김성현은 올 시즌에도 100경기 이상 출전이 확실하다. 박성한이 KBO리그 최고 공수겸장 유격수로 거듭났다. 그러나 최주환이 데뷔 후 최악의 시즌을 보낸다. 김성현이 자연스럽게 주전 2루수로 자리잡았다. 최정과 박성한이 부상 혹은 휴식으로 빠질 때 3루와 유격수로도 존재감을 발휘한다.
최주환이 7월 들어 2군 재조정을 거쳐 1군에 돌아왔다. 그러나 주전 2루수는 김성현이다. 공수에서 눈에 띄지 않아도 팀에 필요한 역할을 묵묵히 해낸다. 가장 돋보이는 건 수비다. 쉬운 타구에 거의 실수를 하지 않는다. 어느 포지션이든 안정감이 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김성현은 올 시즌 546.1이닝 동안 8개의 실책을 범했다. 그러나 타구처리율 91.96%로 리그 12위이자 팀 내 3위다. 병살처리율도 55.6%로 괜찮은 수준이다. WAA는 0.275로 내야수 16위. 리그 최강 내야수비수는 아니더라도, 믿고 맡길 정도의 좋은 수비수다.
오히려 타격이 예전만 못하다. 28일까지 83경기서 191타수 40안타 타율 0.209 1홈런 23타점 23득점 OPS 0.542. 통산타율 0.273, 통산 OPS 0.695인 걸 감안하면 살짝 떨어진다. 클러치능력이 괜찮지만, 올 시즌 득점권타율도 0.222.
그러나 김성현의 타격을 완전히 무시하는 건 곤란하다. 올해 유독 희생타가 많다. 작년 희생플라이와 희생번트는 각각 4개였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희생번트 13개, 희생플라이 3개다. 2014년(16개)을 넘어 희생타 커리어하이 작성을 확정했다. 희생번트의 경우 리그 2위다.
급기야 28일 인천 LG전서는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쳤다. 4-4 동점이던 9회말 무사 만루서 LG 고우석의 153km 바깥쪽 높은 패스트볼을 의도적으로 띄워 우측 깊숙한 타구를 만들었다. 팀에 필요한 역할을 해내며 오랜만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더 놀라운 건 올 시즌 김성현의 끝내기 희생플라이가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6월22일 인천 두산전서도 연장 10회말 1사 만루 찬스서 홍건희의 패스트볼을 밀어 우측으로 멀리 보냈다. 1개월만에 거의 비슷한 모습을 또 보여줬다.
SSG가 올 시즌 최주환의 예상치 못한 부진에도 데미지가 거의 없는 결정적 이유가 김성현의 존재감이다. 주전에서 밀려나자 슈퍼백업이 됐고, 급기야 다시 주전이 됐다. 35세 내야수의 야구는 아직 안 끝났다.
[김성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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