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홈 구장 배팅케이지에 살고 있다.”
SSG 새 외국인타자 후안 라가레스는 뉴욕 메츠 시절이던 2014년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를 차지했다. 해결사가 즐비한 메이저리그 외야에서 수비력만큼은 확실하게 인정받으며 2021시즌까지 살아남았다. 빅리그 통산 850경기에 나섰다. 단, 통산타율이 0.250에 그치며 30대 초반에 메이저리그 경력이 ‘일단’ 끊겼다.
27일 인천 LG전서는 ‘골드글러버의 위용’을 유감없이 뽐냈다. 0-0이던 3회초 2사 1,2루서 채은성의 타구가 좌측 담장 상단을 그대로 때릴 듯했다. 그러나 라가레스는 침착하게 낙구지점을 포착, 신속하게 이동한 뒤 절묘한 타이밍에 점프, 타구가 담장에 맞기 전에 걷어냈다.
‘홈런 도둑’까지는 아니더라도 ‘2루타 도둑’으로 손색없는 장면이었다. 실제 그 타구를 수습하지 못했다면 최소 채은성의 2타점 2루타였다. SSG가 그날 6-3으로 이겼다는 걸 감안하면 그 슈퍼캐치의 영양가는 엄청났다.
그런 라가레스는 타석에서도 KBO리그에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다. LG와의 주중 홈 3연전서 10타수 3안타 4타점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29일 광주 KIA전서 안타를 추가하지 못했으나 야수 정면으로 날카롭게 뻗어나간 타구들도 있었다. 4경기서 14타수 3안타 타율 0.214 4타점 득점권타율 0.667.
1위 SSG의 약점을 굳이 꼽으라면 좌익수의 생산력이다. 그동안 오태곤이 분전했으나 존재감이 월등하지 않았다. 라가레스가 탁월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타석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하면 순식간에 강한 포지션으로 바뀐다.
물론 라가레스는 홈런타자는 아니다. 그러나 찬스에서 약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국내 타자들에게 연결만 잘 해줘도 SSG에 큰 힘이 된다. 김원형 감독은 지금까지 드러난 모습만 보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김 감독은 “타석에서 공을 잘 본다. 메이저리그 선수다. 경험이 많다 보니 타석에서 확실한 플랜이 있는 것 같다. 기다려야 할 땐 기다릴 줄 알고, 쳐야 할 땐 공격적으로 한다. 그런 상황을 알고 임한다”라고 했다.
SSG랜더스필드 베팅케이지에 산다는 후문이다. 김 감독은 “아직 짧은 기간인데 연습하는 태도를 보면 야구에 대해 진지한 모습이 보인다. 타격과 수비 모두 자신의 것을 확실하게 한다. 홈 구장 베팅케이지에 산다”라고 했다. 하루라도 빨리 적응해 SSG 타선에 기여하기 위한 긍정적 몸부림이다.
[라가레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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