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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화요일 등판서 실점이 많았는데…그래서 가는 건 아니다.”
SSG 김원형 감독은 후반기 구상을 하면서 노경은과 오원석의 불펜행을 결정했다. 돌아온 문승원을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돌렸지만, 박종훈과 숀 모리만도는 무조건 선발에 들어가야 하는 카드. 그렇다고 원투펀치 김광현-윌머 폰트, 커리어하이를 쓰는 이태양을 불펜으로 돌릴 순 없었다.
노경은은 후반기 시작과 함께 불펜에 대기했다. 두산, 롯데 시절 불펜 경험도 풍부했던 투수라 비교적 부담이 덜했다. 그러나 오원석은 케이스가 좀 달랐다. 2020년 1차 지명자로서 구단이 전략적으로 키우는 왼손 영건이다. 김원형 감독은 오원석이 작년에 극심한 기복을 보여도 눈을 질끈 감고 지켜봤다.
사실 김광현의 복귀는 갑작스럽게 성사됐다. 내부적으로 이태양이 이렇게 잘 할 것이라 예상한 사람도 많지 않았다. 그래서 애당초 오원석은 선발진의 상수로 분류됐다. 설령 풀타임 선발 2년차의 성장통을 겪더라도 어느 정도 지켜줘야 할 투수였다.
하지만,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오원석의 풀타임 선발 꿈은 좌절됐다. 오원석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불펜에서도 나름대로 경험과 비기를 쌓을 수 있다. 오원석의 나이, 연차에 1군에 올라오지 못하는 투수가 훨씬 많다.
김 감독은 내심 오원석의 불펜행 결정이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다. 29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30일 광주 KIA전부터 불펜에 대기한다면서 “화요일 등판(26일 인천 LG전 2이닝 7피안타 2탈삼진 1볼넷 6자책)서 실점이 많았는데 그래서 가는 게 아니다. 원래 계획이 돼 있었다”라고 했다.
공교롭게도 부진한 경기 다음 날에 불펜행 계획이 공개되면서 그날 부진에 따른 ‘질책성 불펜행’으로 해석될 여지를 염려한 것이다. 그러나 SSG 팬들이라면 오해할 일도 아니다. 팀을 위해 개인이 시즌 중 새로운 롤을 수행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리고 오원석은 불펜에서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김 감독은 “왼손 불펜이 부족하다보니(필승계투조 김택형 뿐) 원석이가 이동하는 것일 뿐이다”라고 했다. 작년부터 쌓은 선발투수로서의 경험이, 불펜에서 좋은 결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오원석은 올 시즌 18경기서 5승5패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 8회로 괜찮은 모습이었다. 기복 있는 제구력, 주자견제의 미세한 약점, 아직 부족한 경기운영능력 등 약점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실전서 경험을 통해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오원석이 후반기에 불펜에서 좋은 결과를 내면 분명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 미래의 왼손 간판 선발투수가 소중한 경험을 쌓기 위해, 그리고 SSG 마운드에 힘을 보태기 위해 이제 불펜에 대기한다.
[오원석.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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