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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너 한국시리즈 승리투수 해본 적 있어?”
SSG 65억원 언더핸드 박종훈이 1년2개월만에 1군에 복귀한다. 31일 광주 KIA전에 선발 등판, 2021년 5월28일 대전 한화전 이후 오랜만에 1군 타자들을 상대한다. 김원형 감독은 약 60개의 투구수를 설정한 상태다. 다만, 비 예보가 있어 복귀전이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박종훈은 30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특유의 입담을 과시했다. “태풍이 오고 있다고 하니 살짝 마음을 비웠다. 아직 시차 적응을 하는 중이다”라고 했다. 실제 박종훈은 강화SSG퓨처스필드에서 재활하며 밤 11시에 취침, 새벽 6시에 일어나 운동하는 패턴을 반복해왔다. 야간경기에 익숙한 1군 선수들은 새벽에 취침해 오전까지 자는 경우가 많다.
박종훈은 “그동안 빨리 마운드에 서고 싶은 생각이 컸다”라면서 “사실 냉정하게 볼 때 나 없어도 우리 팀이 우승을 할 것 같다”라고 했다. 그만큼 SSG 전력이 막강하다. 박종훈의 컴백을 위해 노경은과 오원석이 불펜으로 이동한 상태다.
박종훈은 “우리 팀이 더 쉽게 우승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싶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팀은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작년 중간에 선발 3명(본인, 문승원, 아티 르위키)이 빠지면서 빈틈이 많았다. 이제 완벽하다”라고 했다.
박종훈의 마음은 이미 한국시리즈에 가 있다. SSG는 올해 창단 첫 페넌트레이스,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에 도전한다. 자신이 SSG에 필요한 4승 중 1승을 책임지고 싶은 마음이 크다. 주축 선발투수라면 당연한 욕심이다.
그게 전부는 아니다. ‘120억원 재활형제’가 나눈 얘기가 있다. 박종훈은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한국시리즈에서 1승을 해서 (문)승원이 형에게 갚아줘야 한다. 승원이 형이 항상 놀린다. ‘너 한국시리즈 승리 해본 적 있어’라며. 이번에 선발승으로 갚을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실제 문승원은 2018년 한국시리즈서 2경기에 등판, 1승1패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했다. 성적은 평범하지만,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SK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한 11월12일 6차전서 1.2이닝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구원승을 따냈기 때문이다. 박종훈이 선발승으로 갚겠다고 말한 이유다.
박종훈도 2018년 한국시리즈서 2경기에 등판했으나 승리와 인연은 없었다. 패전도 없었다. 그리고 두 경기 모두 선발 등판이었다. 오히려 평균자책점은 2.89로 문승원보다 좋았다. 박종훈이 복귀전을 시작으로 순조롭게 실전에 적응하면, 올 가을 한국시리즈 선발승을 따낼 기회를 충분히 잡을 수 있다.
박종훈은 LG와의 주중 인천 3연전부터 1군 선수단에 합류했다. 그러나 문승원과 거의 대화를 하지 않았다. 박종훈은 웃으며 “아직 1군 등록도 안 한 선수가 승원이 형한테 말 걸면 안 된다. 중간에서 얼마나 힘들겠나”라고 했다.
문승원은 긴 머리 스타일로 불펜을 누비는 중이다. 박종훈은 진지하게 “사실 남자가 긴 머리가 어울리기 쉽지 않은데 진짜 잘 어울린다. 묶었을 때 못 보시지 않았나? 정말 잘 어울린다. 조선시대 무관을 보는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더니 웃으며 “나도 길러볼까 싶었는데 도저히 안 되겠더라. 조금 길러봤는데 XXX같아서 바로 잘랐다”라고 했다.
[박종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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